미국계 채널의 국내시장 예상 점유 규모
‘방송시장 개방’ KBI 보고서
“시청률 34% 점유” 예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사실상 전면 개방되면, 미국 기업이 홈쇼핑을 뺀 나머지 국내 케이블티브이채널(PP) 시장 순이익의 3분의 2 가량을 가져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은 15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한미 에프티에이 : 유료방송시장 개방의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폭스·디즈니 등 합작이나 국외 재전송 형태로 이미 국내에 진입한 19개 미국계 채널 말고도 에이치비오(HBO)·파라마운트 등 30개 채널이 더 들어올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추가 진입이 예상되는 30개 미국계 채널을 장르별로 나누면 유료영화(6개), 무료영화·드라마(6개), 정보문화(5개), 스포츠(4개) 순이다.
연구팀은 미국 채널들이 홈쇼핑을 뺀 나머지 국내 케이블티브이채널 시장 매출액의 27.6%(2778억원)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순이익은 67.4%(391억원)나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시청률은 전체의 33.9%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이 특히 많은 이유는 미국 채널들이 국내 시장에서 높은 수익구조를 보이고 있는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채널 중심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현재 국내 시장의 장르별 매출액·순이익(2005년), 시청률(2006년)과 미국계 채널의 장르별 예상 잠식률을 따져 이런 결과를 이끌어냈으며, 개방 시점인 3년 뒤에는 시장 규모와 시청률이 더 늘어나 구체적 액수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호영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채널들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포함한 국내 방송시장을 장악하고, 국내 방송에 대한 투자 없이 과실만 챙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며 “국내 채널이 자체 제작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지원하고, 미국 채널들도 국내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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