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정의 파워타임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 1년째
청취율 하강 막는 ‘일등공신’
‘청취자와 쌍방향 소통’ 장점
청취율 하강 막는 ‘일등공신’
‘청취자와 쌍방향 소통’ 장점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네(Video Killed The Radio Star)~” 미국의 팝듀오 버글스가 1980년 발표한 이 노래는 비디오에 밀려난 라디오의 암울한 미래를 상징하는 관용구처럼 돼버렸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오늘날, 뉴미디어 틈바구니에서 대표적 올드 미디어인 라디오는 내리막의 큰 흐름 속에서도 독자적 영역을 굳게 지키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올해 2~3월 라디오 청취율은 지난해 평균 32.6%보다 되레 늘어난 35%였다. 라디오 쪽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생겨난 ‘인터넷 라디오’에서 희망의 실마리를 찾는다. 참여와 소통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실험하며 ‘웹 2.0 시대’를 빗댄 ‘라디오 2.0 시대’를 꿈꾸고 있다. ■ 인터넷 라디오란=문화방송이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인 ‘미니’는 피시(PC)용 라디오 플레이어다. 인터넷으로 내려받아 설치하면 컴퓨터를 통해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다. 라디오 단말기가 컴퓨터 속으로 들어간 셈이다. 한국방송은 같은해 5월 ‘콩’ 서비스를, 에스비에스는 같은해 6월 ‘고릴라’(사진) 서비스를 시작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방송 3사 인터넷 라디오 플레이어를 내려받은 횟수는 930만건(미니 500만건, 콩 200만건, 고릴라 230만건) 가량이다. 인터넷 라디오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는 점이다. 청취자들이 방송을 들으며 디제이, 제작진 등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기존 라디오에 온라인 메신저 기능이 더해진 셈이다. 방송 중인 노래 제목을 확인하거나, 잠깐 자리를 비웠다 돌아와선 5분 전으로 되돌려 들을 수도 있다. ‘보는 라디오’를 표방하는 고릴라는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 내부를 화면으로 비춰주기도 한다. ■ 변해가는 청취행태=전통적으로 라디오는 청취자에게 열려 있는 매체다. 누구나 한번쯤은 엽서나 편지로 사연과 함께 신청곡을 보내본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매체의 특성이 인터넷과 만나면서 극대화되고 있다. 청취자와 디제이·제작진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참여가 크게 늘었다. 2시간 방송하는 동안 3천건 이상의 메시지가 올라오기도 한다. 내용도 “디제이 오빠, 남친(남자친구)과 사귄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에요. 축하곡으로 ○○○ 틀어주시면 안 돼요?” 하는 식으로 한층 발랄하고 친밀해졌다. 국외 청취자들의 참여도 활발해졌다. 문화방송 라디오편성기획팀 한재희 피디는 “동포뿐 아니라 한류에 힘입어 아시아 지역의 외국인 청취자가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컴퓨터로 다른 일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 청취 습관도 늘었다. 카오디오가 보급되면서 운전 도중 라디오를 듣는 습관이 번진 것과 비슷한 이치다. 컴퓨터로 게임을 하거나 업무를 보면서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이 많아졌다. 하루 중 상당 시간을 컴퓨터와 보내는 현대인의 생활습관을 고려할 때 인터넷 라디오의 잠재적 청취자는 무궁무진하다.
라디오 청취율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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