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천 교수
“방송을 정권 홍보도구화 노려”
<한국방송> 새 이사에 정 사장 연임 저지운동을 펼치고 한국방송 수신료 인상에 반대했던 유재천(70) 한림대 특임교수가 내정돼 언론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금수 전 이사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한국방송 새 이사에 유 교수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유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종 임명을 거쳐 김 전 이사장의 잔여임기인 내년 8월까지 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유 교수는 이사 중 최연장자가 이사장이 되는 관례에 따라 이사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유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공발연)는 “한국방송이 이념적으로 편향됐고, 경영이 방만하다”며 한국방송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소송을 내고 정 사장 연임 저지운동을 펼친 바 있다. 유 교수의 이사 내정으로 한국방송 이사진 구도는 6 대 5로 친한나라당 성향 이사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최근 친한나라당 성향 이사들이 주도했던 ‘사장사퇴권고 결의안’이 이사회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직 중인 대학으로부터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종용받았던 신태섭 이사를 포함해 정 사장 퇴진에 반대하고 있는 일부 이사들도 직·간접적인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유 교수는 공영방송 상업화를 획책하고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불리한 방송을 성토했던 인물”이라며 “친한나라당 인사들로 이사회를 채워 한국방송을 이명박 정권의 홍보 도구로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방송 관계자도 “독립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가 특정 정파의 인물을 연거푸 이사로 추천하고 있다”며 “유 교수는 말로는 방송의 공공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는 공영방송 축소와 무력화 의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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