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퇴진’ 펼침막 철거
정치독립 사장선임제 추진
정치독립 사장선임제 추진
정연주 사장 퇴진 운동에 주력해 온 <한국방송> 노동조합(위원장 박승규)이 낙하산 사장 반대에 투쟁의 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노조는 또 한국방송 본관 주변에 설치했던 정 사장 퇴진 만장도 모두 철거했다.
한국방송 노조는 20일 <특보>를 내어 “노동조합이 ‘공영방송 사수’ ‘방송독립 쟁취’ 투쟁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며 “어제(19일) 열린 비대위에서 ‘정치 독립적인 사장 선임 제도화’ 투쟁을 본격화하는 데 최우선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은 가칭 ‘국민참여형 사장선임 제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정 사장 반대, 퇴진 요구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되, 현 시기 투쟁의 우선 순위는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고 정치 독립적인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국민참여형 사장선임 제도’를 만드는 데 두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노조의 이런 변화는 한국방송 앞 촛불시위로 공영방송을 지키자는 여론이 높아가고 노조 안에서도 외부 언론단체와의 연대 투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노조는 또 “조합은 케이비에스 역사상 처음 본관 앞에서 촛불을 들고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는 순수한 열정의 촛불시위대에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며, 시민단체와 연대할 뜻도 밝혔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국방송 앞 촛불집회를 계기로 노조가 (정 사장 퇴진이라는) 내부 문제보다 공영방송을 지키자는 시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방향을 잘 잡았다고 본다”며 “앞으로 방통위 문제와 공영방송 문제에 대해 힘을 모아 새롭게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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