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수호’를 ‘정사장 지키기’로 왜곡
동아 ‘협회장 매일 집회 술잔’ 보도 중재 올라
동아 ‘협회장 매일 집회 술잔’ 보도 중재 올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보수신문이 연일 <한국방송> 피디협회(회장 양승동)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피디협회가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촛불이 케이비에스를 지켜줄 것’이란 광고를 게재한 것과 관련해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을 지키려 외부 촛불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공격했다. 또 한국방송 피디 10명이 결성한 ‘피디협회 정상화 추진협의회’ 발족 사실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이는 피디협회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강하다고 토를 달았다.
이런 ‘피디협회 때리기’는 피디협회가 정 사장 퇴진운동을 벌이는 노조와 달리 공영방송 수호 투쟁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피디협회는 지난달 29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총회를 열고 △한국방송 장악 기도 및 감사원 표적감사 규탄 △2텔레비전 민영화 반대 △노조의 정 사장 퇴진투쟁 몰입 반대 △성금모금을 통한 공영방송 수호의지 신문광고 게재 등을 결의했다.
한국방송의 한 피디는 “정 사장 체제에서 한국방송은 뉴스와 프로그램 제작에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상업성보다는 공영성이 크게 강화됐다”며 “이런 배경이 피디와 기자들의 공영방송 수호 의지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피디는 “정 사장이 팀제를 시행하면서 부장급 이상 간부들의 세대교체가 단행됐다”며 “당시 인사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피디협회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보수신문들은 한국방송 950명의 피디 중 극소수의 반발을 확대보도하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조중동을 불매운동하는 이유”라고 비난했다. 양승동 피디협회장은 “피디협회는 한 번도 정 사장 거취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는데도 보수신문들은 친정연주 대 반정연주의 프레임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디협회는 24~25일 양일간 설문조사를 통해 피디협회 투쟁 노선에 대한 일선 피디들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
한편, 양 회장과 김현석 한국방송 기자협회장은 “노조에 따르면 양승동 피디협회장이나 기자협회 김현석 케이비에스 지회장 등 협회 간부들이 거의 매일 집회에 참석해 … 술잔을 기울였다”고 전한 동아 18일치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며 언론중재위에 중재신청을 하고 2천만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한국방송 노조도 사내게시판을 통해 “(동아일보에) 그런 말을 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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