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쪽 거부 방침…“15일 방송통해 논란 해명”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사의뢰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전담수사팀(팀장 임수빈 형사2부장)은 11일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오는 17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제작진 4명에게 피디수첩이 방송되는 15일 이후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춘근·김보슬 피디는 피내사자 신분으로, 번역자 2명은 참고인 신분으로 나오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문화방송 쪽의 김형태 변호사는 농식품부가 제기해 서울남부지법에서 심리하는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 준비 등을 언급하며 “일단 검찰의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디수첩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통해 논란 사항에 대해 직접 해명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오는 15일 밤 11시10분부터 방송될 ‘피디수첩 왜곡 논란, 그 진실을 말하다’(가제)는 △원본 테이프를 검찰에 줄 수 없는 이유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한테 유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 △번역자 정지민씨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해명 △번역 오류에 대한 유감 표명 등을 담을 예정이다.
피디수첩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취재 과정과 내용을 검찰이 확인하겠다는 것은 권력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심대하게 위축시키는 것으로 언론 자유를 보장한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빈슨 어머니가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vCJD’(인간광우병)란 단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검찰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미국 언론 보도를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 이후에도 빈슨을 ‘인간광우병 의심환자’로 간주했음을 보여주는 문서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교일 차장은 “처음에 취재한 부분과 방송된 부분의 과장이나 오역 등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는지를 판단받아야지, 새로 취재를 해서 옛날에 방송한 것이 맞았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김지은 김동훈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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