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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피디·경영직 등 500여명 “방송장악 끝까지 저지”

등록 2008-08-11 19:52

<한국방송> 사원들이 11일 낮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에서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에 맞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한국방송 사원 행동’을 결성한 뒤, 정연주 사장의 해임제청안 의결을 주도한 이사장과 이사들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방송> 사원들이 11일 낮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에서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에 맞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한국방송 사원 행동’을 결성한 뒤, 정연주 사장의 해임제청안 의결을 주도한 이사장과 이사들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단식농성·내일 사원총회 뒤 이사회저지 투쟁
‘노조와 연대’ 여부 따라 투쟁양상 달라질 듯
■ ‘KBS 사원행동’ 출범 ■

정연주 사장 해임에 분노한 <한국방송> 사원들이 현 정부의 방송장악 기도에 맞서 본격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11일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케이비에스(KBS) 사원행동’(사원행동) 출범식에는 한국방송 기자·피디·경영직 등 사원 500여명이 참가했다.

사원행동은 출범선언문에서 “단결된 대오로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를 끝까지 싸워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 수는 서울지역 사원의 20% 정도로,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 해임을 제청한 날 저지투쟁에 나섰던 숫자와 견줘도 200여명이 늘었다. 때문에 일부 참가자들은 1990년 당시 서영훈 사장 해임으로 촉발된 5월 방송민주화 투쟁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번 투쟁은 90년 5월처럼 강도높게 진행될 것인가? 한국방송 내부에서는 ‘낙하산 사장’ 투하 여부, 그리고 그로 인해 현재 투쟁의 목표를 달리하고 있는 사원행동과 한국방송 노조 간의 관계 설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투쟁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90년 5월에는 노조를 중심으로 전 사원들이 똘똘 뭉쳐 36일간 총파업 투쟁을 벌였고, 노조원 11명이 구속됐다. 이에 반해 현재 한국방송 노조는 사원행동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정 사장 퇴진 운동을 펼쳐 온 노조는 이사회의 정 사장 해임제청안을 인정하고 있다. 이사회 해임제청안 통과가 불법이라며 이사회 해체를 주장하는 사원행동과 근본적인 관점부터 다른 것이다. 사원행동이 출범식을 가진 시각에 노조는 청와대 앞에서 공권력 투입과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사원행동 공동대표에 선출된 양승동 피디협회장은 “노조는 이명박 정부의 적나라한 방송장악에 행동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양 대표 등 사원행동 지도부 11명은 이날부터 본관 앞에서 천막 단식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13일에는 사원총회를 다시 한번 열고 오후에 열리는 이사회 저지 투쟁에도 나선다.

그러나 총파업 등 강도높은 투쟁은 노조의 협조 없이 사원행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양 대표는 “총파업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낙하산 사장 반대를 내걸고 오는 14일부터 일주일간 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를 예고했다. 그러나 사원행동은 “지금은 이사회 해임제청안 무효 투쟁이 먼저”라며 찬반투표 유보를 요구하고 있다. 사원행동 관계자는 “사원행동의 서명운동에 사원 다수가 참여할 경우 노조도 부담을 느끼고 찬반투표를 철회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사원행동과 노조의 연대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김현석 사원행동 대변인은 이날 출범식에서 “분열이 아니라 더 큰 통합을 위해 출범한다”고 밝혔다. 사원행동은 출범선언문에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해 투쟁하는 사내외 모든 세력과의 연대”도 약속했다. 노조 역시 ‘공영방송 수호’와 ‘낙하산 사장 반대’를 구호로 내걸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앞으로 사장 임명제청권을 가진 이사회가 친여 성향의 정치적 인물을 새 사장으로 내정할 경우 연대투쟁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노조는 한국방송 출신이더라도 이명박 대통령 캠프출신 등 친여 정치성향을 가진 인물은 안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 대표는 “노조와 사안을 보는 시각은 다르지만, (정 사장이 이미 해임된) 현재의 국면에 맞춰 노조에 연대를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박승규 노조위원장 역시 “사원행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순수성과 열정은 인정한다”고 말해, 연대의 문을 열어놓았다. 결론적으로 두 세력은 이사회의 새 사장 임명제청 때까지 당분간은 각자의 길을 가겠지만, 그 이후 ‘낙하산 사장 투하’ 조짐이 보일 경우 연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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