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중 유일하게 공모신청 김은구씨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한국방송> 전 임원들과 만나 정연주 사장 해임 이후 대책을 논의한 자리에 함께 참석한 김은구 전 이사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 모임에 참석한 한국방송 전 임원들 가운데 유일하게 김 전 이사만이 새 사장 공모에 응했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방송계에서는 공모를 앞두고 김 전 이사가 이미 새 사장으로 낙점된 것 아니냐는 예측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하지만 청와대 쪽과의 부적절한 회동이 밝혀지면서 응모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낙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958년 <조선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인 김 전 이사는 <서울신문>과 <경향신문>을 거쳐 73년부터 한국방송에 몸담았다. 뉴스센터 주간, 인사관리실장, 경영본부 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인사관리실장으로 재직하던 90년 4월 서기원씨 사장 부임을 선두에서 진두지휘했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김 전 이사는 서 사장을 옹립하면서 노조를 탄압한 대표적 사쪽 인물이었다”며 “그 공로로 이후 경영본부 본부장과 아트비전 사장으로 영전하며 노태우 체제 아래서 승승장구했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당시 노조 간부였던 관계자도 “당시 서 사장의 지시를 받아 영등포 경찰서에 경찰 투입 요청을 한 게 김 전 이사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엔 그가 회장으로 있는 케이비에스 사우회 명의로 ‘정연주 사장 퇴진 성명’ 발표를 주도했다.
김 전 이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언론계에서 제기되는 사퇴요구에 대해 “전혀 할 이야기가 없다”고만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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