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와이티엔> 사장(가운데)이 8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사옥에서 ‘낙하산 사장 반대’를 외치는 노조원들에 둘러싸인 채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YTN노조원과 또 대치
8일 구본홍 <와이티엔>(YTN) 사장이 17일 만에 출근을 재개해 노조원들이 사장실을 점거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와이티엔 노동조합은 이날로 예정된 파업 찬반투표 개표를, 구 사장에게 자진사퇴할 기회를 주겠다는 이유 등으로 10일로 미뤘다.
구 사장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17층 사장실에 도착했으나 이미 사장실을 점거한 노조원들에 막혀 같은 층 경영기획실과 15층 ‘와이티엔 라디오’ 상무실, 5층 대외협력국 등을 전전하다 1시간30분 만에 사옥을 떠났다. 구 사장은 오후 2시10분께 다시 사장실에 나타나 비서실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조합원들과 또다시 대치했다. 구 사장은 문이 잠긴 사장실에서 업무를 보다 오후 5시께 돌아갔다. 구 사장의 출근 시도는 지난달 22일 이후 17일 만이다.
구 사장의 출근 재개는 점차 ‘통제불능’ 상태로 번지는 와이티엔 사태에 대한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조합원은 “최근 단행한 몇 차례의 인사가 노조의 불복종 투쟁으로 무력화된데다 파업투표마저 가결되면 구 사장으로서도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가 2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파업투표엔 전체 조합원 395명 중 364명이 참가해 92.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노조는 이날 저녁 집행위원회 등을 열고 파업 찬반투표 개표를 10일 오후 6시에 하기로 결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청주와 대구 지국의 투표용지가 도착하지 않은데다, 구씨가 명예롭게 자진 사퇴할 마지막 기회를 주기 위해 개표 시기를 늦췄다”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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