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피디협회가 23일 낮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에서 연 총회에서 참석자들이 ‘보복·표적인사’ 대응방안에 대한 동료 피디의 발언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제작거부·제소 등 거센 반발
<한국방송> <문화방송> <와이티엔> 3사의 인사 철회를 둘러싼 투쟁이 동시다발적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방송 피디협회는 23일 정오 총회를 열고 ‘보복·표적인사’ 철회 요구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회원 설문조사를 거쳐 제작거부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총회 결과, 피디협회는 인사철회와 ‘시사투나잇’ 및 ‘미디어포커스’ 폐지·축소 중단, 감사실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케이비에스 사원행동’ 회원 징계 시도 중단 등을 사쪽에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땐 협회 회원 설문조사를 거쳐 제작거부를 선언하되, 방법과 시기는 집행부에 일임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총회엔 한국방송 피디 100여명이 참석해 ‘9·17 인사’와 현장 피디들을 배제한 채 진행되는 프로그램 개편 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라디오 제작본부의 한 피디는 “이미 라디오본부에선 공정성과 피디역량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사프로를 대거 없앤다고 한다”며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현재 인사와 프로그램 개편의 부당함에 항의하기 위해 피디들이 요청한 라디오위원회도 경영진으로부터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방송 시사교양국 피디들은 시사교양국장 경질인사 철회 요구에 대해 경영진이 보름 이상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22일 밤 비상총회를 열어 ‘시사 거부’를 결의했다. 본방송 전에 국장과 책임피디, 해당 피디가 프로그램을 보면서 최종의견을 조율하는 것을 ‘시사’라 부른다.
이근행 피디는 “시사 거부는 신임국장을 부정하는 상징적 조처”라면서 “(제작 거부 등) 다음 단계의 행동은 경영진의 대응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와이티엔 노조도 이달 초 조합원 22명에 대한 사쪽의 인사발령을 ‘보복인사’로 규정하고 이번 주중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이다. 노조는 “보도국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소원수리’도 받지 않은 채 구본홍씨 반대 투쟁에 적극 참여한 조합원들을 와해시킬 목적으로 이뤄진 징계성 인사”라고 제소 이유를 밝혔다.
이문영 권귀순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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