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됐을 때 구독하고 싶은 신문’ 1위도
한국의 10대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가장 많이 읽는 신문은 <한겨레>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들은 성인이 됐을 때 구독하고 싶은 신문 1위로도 한겨레를 꼽았다.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이 <미디어 인사이트> 10월호에 기고한 ‘10대의 미디어 이용, 사회적 소통과 현실인식’에서 10대가 집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신문과 학교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신문에 큰 차이가 있다는 흥미로운 조사결과(8월27일부터 9월2일까지 서울 거주 중고등학생 408명 대상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응답 결과를 보면, 10대 청소년들이 집에서 가장 많이 구독하는 신문은 중앙(34.3%) 조선(32.0%) 동아(28.7%) 순이었으나, 학교에서 가장 자주 읽는 신문은 한겨레(35.1%) 중앙·조선(각각 29.8%) 경향(24.6%) 차례였다.
결과의 차이는 ‘구독 신문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느냐’의 여부에서 비롯됐다. 유 연구위원은 “집에서 보는 신문은 10대에게 구독결정권이 없지만, 학교는 가능한 여러 중류의 신문을 배치해두므로 자발적으로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며 “집에서 구독하는 신문을 학교에서까지 반복해서 볼 이유가 없음을 감안하더라도 10대는 한겨레를 선호하는 듯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겨레에 대한 10대들의 선호는 ‘성인이 됐을 때 스스로 신문을 구독할 경우 한겨레를 보겠다’는 답변이 22.5%로 가장 많은 데서도 확인됐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각각 12.5%와 11.8%로 뒤를 이었고, 경향신문이 7.8%로 4위를 기록했다.
한겨레는 ‘광우병 쇠고기’ 논란 과정에서도 신뢰를 받았다.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이를 보도하거나 입장을 발표해 온 언론사와 단체·기관들의 신뢰 정도를 묻는 질문에, 한겨레는 <문화방송>(MBC, 신뢰도 3.2)의 뒤를 이어 <한국방송>(KBS), 경향신문,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다음 아고라 등과 함께 높은 신뢰도(3.1)를 보였다. 조중동은 2.3, 한나라당은 2.1, 정부는 2.0이었다.
유 연구위원은 “10대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재협상이 안 되는 경우 ‘대통령 퇴진’을 목적으로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였다”며 “10대가 국가통치기구에 대해선 불신하면서 왜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광우병국민행동대책회의, 네티즌,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을 상대적으로 높이 신뢰했는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에서 불거진 ‘조중동 절독운동’과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한겨레·경향신문 구독운동’에서 보듯 주류 언론에 대한 불신감은 이미 뉴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10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이 성장기에 했던 언론경험과 인식은 어떤 형태로든 성인기에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10대가 보수언론을 배제하고 새로운 미디어 지형을 짤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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