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디=정보통신정책연구원
잇단 방송 워크숍, 신방 겸영허용·공영방송 민영화 등 일방 대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키스디)이 지난 21일부터 진행하는 방송 분야 연속 워크숍에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두뇌와도 같은 키스디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방송 이슈들을 ‘규제완화’란 틀거리로 전면 부각시킴으로써 정부 방송정책 추진의 이론적 ‘전위대’로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옛 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이던 키스디는 정통부 해체 이후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으로 편재됐으나, 업무 특성상 방통위의 정책연구원 역할을 맡고 있다.
키스디는 21일 ‘방송소유 겸영규제 완화 추진방안’을 시작으로, 29일 ‘공·민영 이원체계 구조화방안 및 공영방송 범주 설정’, 다음달 4일 ‘신문·방송 겸영이 미디어산업에 미치는 효과’ 등 첨예한 의제들을 8차례 연속 토론에 부친다. 1차 워크숍에서 발제자인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는 신문사의 보도·종합편성 채널 겸영과 교차소유 허용을 주장했고, 2차 워크숍 발제자인 정윤식 강원대 신방과 교수도 공영방송의 구조조정 및 민영화 방안을 제시해 온 학자다. 한 언론학자는 “학회도 아닌 국책연구기관 키스디가 방송을 주제로 한 연속 워크숍을 개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다, 발제자 성향만 보면 워크숍의 목적이 방통위의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은 지난달 부임한 방석호 원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미디어의 산업적 중요성을 데이터로 입증해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6년 11월 <한국방송> 정연주 전 사장 연임에 반대하며 이사직을 사퇴했다가 올 5월 이사회에 재입성해 정 전 사장 퇴진을 마무리지었던 방 원장이 워크숍 8회 중 ‘공영방송 제도 구축방안’이란 주제로 4개의 토론을 꾸린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연속 워크숍 개최는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한 키스디의 현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정부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키스디의 민영화나 방통위 편입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키스디의 한 관계자는 “이번 워크숍은 방송 역량 확충을 통해 방통융합 시대에 키스디를 없애서는 안 된다는 명분 쌓기인 동시에, 정부 방송정책에 이론적 동력을 제공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전국공공연구노조 윤두영 키스디 지부장은 “키스디의 관행으로 볼 때 연속 워크숍에 대한 보고서도 방통위가 원하는 입맛에 맞춰 작성될 게 확실하다”며 “키스디가 방통위 산하 부서가 되면 연구 독립성은 더욱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전국공공연구노조 윤두영 키스디 지부장은 “키스디의 관행으로 볼 때 연속 워크숍에 대한 보고서도 방통위가 원하는 입맛에 맞춰 작성될 게 확실하다”며 “키스디가 방통위 산하 부서가 되면 연구 독립성은 더욱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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