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나라걱정 많은 예술인 모임’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앞에서 정부·여당의 실정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띄우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언개련 “방송법 개정 지원” 비판
<조선> <중앙> <동아>가 22일 일제히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가 발표한 방송 모니터 보고서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보도가 ‘편파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사설 등을 통해 문화방송의 정체성을 문제삼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19일 ‘정명’(正名) 발언을 적극 편들고 나섰다. 조중동의 이러한 ‘동시다발적 공영방송 때리기’는 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 국회 강행처리 움직임과 맞물려 정부·여당의 공영방송 체제 개편작업을 측면지원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조선 등이 이날 대서특필한 방송 모니터 보고서 ‘아듀 2008! 편파방송 없는 세상을 그리며’를 낸 공언련은 류근일 조선일보 고문과 김우룡 한국외대 교수 등이 참여해 만든 보수 언론단체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2002년 ‘병풍’,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2007년 비비케이 사건, 2008년 광우병 파동 등 정치적 논란이 큰 사안에 대한 방송사의 보도 분량을 근거로 편파성의 정도를 분석했다. 광우병 관련 보도의 경우 ‘한국방송은 정부 쪽 37.4% 시위 쪽 62.6%, 문화방송은 정부 쪽 28.9% 시위 쪽 71.1%를 인용했기 때문에 편파보도’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해당 사안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정치적 분석’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이승선 충남대 교수는 “만약 언론이 농업정책을 보도할 때 장관의 말과 농민의 말을 똑같은 비중으로 보도하냐”며 “정부 정책이 갈등사안을 담고 있더라도 정책을 발표할 땐 입안자에게 발언 기회가 가듯 촛불 보도에선 저항하는 쪽이 주목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국언론학회 회장을 지낸 권혁남 전북대 교수는 “병풍이나 비비케이의 경우 비리 의혹 사건으로 진실을 캐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었다”며 “보고서가 정치적으로 방송을 압박하는 흐름에서 나온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성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조선> 등의 최시중 위원장 발언 옹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박성제 문화방송 노조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는 공영방송의 신뢰도가 조중동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반 국민들에겐 전혀 먹히지 않는 선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권귀순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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