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산하 방송사 노조가 방송법 등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 법안에 반발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호방송 1층 로비에서 조합원들이 8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7대 언론악법 저지 조중동 재벌 방송 저지를 위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MBC 아나운서 조합원 100% 파업참여
SBS회사쪽 “불법파업…가담자 처리할것”
SBS회사쪽 “불법파업…가담자 처리할것”
시곗바늘이 26일 오전 6시를 가리켰다. <문화방송>의 첫 프로그램 ‘뉴스 투데이’는 평소와 다르게 시작했다. 진행자 박상권 기자와 이정민 아나운서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문화방송 노조 조합원인 두 사람이 총파업 참여로 빠지면서, 비조합원인 김상운 기자와 김수정 아나운서가 대신 뉴스를 진행했다.
‘뉴스 투데이’가 오프닝 멘트를 내보내는 시각, 전국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갔다. 언론노조 창립 이래 언론 이슈를 중심에 둔 첫 총파업이다. 한나라당 언론관계법의 최우선 피해자가 될 문화방송 노조가 선두에 섰다. 박성제 위원장은 “모든 집행부가 구속을 각오하고 있으며 3선 집행부까지 구성돼 있다”고 했다.
오전 10시, 문화방송 노조의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서울 지역 조합원 600여명이 본관 1층 로비를 빽빽이 메웠다. 더 앉을 자리도 더 설 자리도 없었다. ‘7대 언론악법 저지! 조중동 재벌방송 저지를 위한 총파업’이란 대형 펼침막을 앞에 두고, 조합원들은 총파업 결의문을 읽어나갔다.
“이번 총파업 투쟁은 민주주의와 상식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선택이다. 현장에서 움켜쥐었던 마이크, 어깨 위에 올려놓았던 카메라, 편집기 모두를 버릴 것이다.”
[현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총파업 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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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올라온 1200여명의 조합원들이 오후 1시30분 결합했다. 체감온도 영하 12도의 날씨, 문화방송 노조원 2000여명은 마산·울산·광주·목포·제주 지부의 깃발을 펄럭이며 여의도 국회 앞 언론노조 총파업 출정식 장소로 행진했다. <에스비에스>(SBS) 노조원 200여명도 버스 4대에 나눠 타고 도착했다.
에스비에스 노조도 이날 오전 10시 목동 사옥 1층 로비에서 창사 이래 첫 파업 출정식을 했다.
언론노조 총파업 출정식엔 각 신문·방송사 노조 조합원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 3000여명이 모여 언론관계법 저지 결의를 다졌다. 참석자들은 출정식 뒤엔 한나라당 당사를 항의 방문해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살수차를 준비하는 등 분위기가 격해졌으나, 오후 5시25분께 별다른 충돌 없이 해산했다. [현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총파업 문화방송 출정식 [%%TAGSTORY2%%] 문화방송의 ‘파업효과’는 뉴스에서부터 가시화하고 있다. 아나운서 조합원들이 100% 자리를 비웠고, 김정근·허일후 아나운서가 진행해온 ‘스포츠 뉴스’는 아예 제작 자체가 중단됐다. 문화방송은 스포츠 뉴스를 뉴스데스크에서 앵커 멘트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지시를 내리던 팀장급 기자들이 기사 작성과 리포팅에 나서며 조합원들이 빠진 공백을 메우고 있다. 신경민 앵커가 뉴스데스크를 단독 진행하고, 이윤재 아나운서 부장이 ‘정오 뉴스’와 ‘5시 뉴스’를, 성경환 전 아나운서 국장이 ‘뉴스24’를 맡았다. 신 앵커는 뉴스데스크를 마칠 때 “에스비에스 등 방송사들이 총파업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자 낯선 일입니다. 나이 든 기자들이 뉴스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힘닿는 대로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한 예능국 조합원 피디는 “다음주부터는 ‘무한도전’과 ‘일밤’의 경우에도 불방 가능성이 있고, 방송되더라도 편집에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스비에스는 이날 ‘8시 뉴스’ 등을 통해 “법률 개정안에 대한 반대 파업은 근로조건과 전혀 무관한 불법 파업임을 노동조합에 통보했다”며 “앞으로 불법 파업이나 집회에 가담하는 자는 법률과 사규를 엄중히 적용하여 처리할 것”이라고 회사 견해를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날을 시작으로 29~30일 사이에 최대 파업동력을 이끌어내 야당의 법안 상정 저지에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이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 촛불정국 이후 언론의 공공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 호소하면 반드시 이긴다”고 강조했다. 이문영 노현웅 기자 moon0@hani.co.kr
언론노조 총파업 출정식엔 각 신문·방송사 노조 조합원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 3000여명이 모여 언론관계법 저지 결의를 다졌다. 참석자들은 출정식 뒤엔 한나라당 당사를 항의 방문해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살수차를 준비하는 등 분위기가 격해졌으나, 오후 5시25분께 별다른 충돌 없이 해산했다. [현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총파업 문화방송 출정식 [%%TAGSTORY2%%] 문화방송의 ‘파업효과’는 뉴스에서부터 가시화하고 있다. 아나운서 조합원들이 100% 자리를 비웠고, 김정근·허일후 아나운서가 진행해온 ‘스포츠 뉴스’는 아예 제작 자체가 중단됐다. 문화방송은 스포츠 뉴스를 뉴스데스크에서 앵커 멘트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지시를 내리던 팀장급 기자들이 기사 작성과 리포팅에 나서며 조합원들이 빠진 공백을 메우고 있다. 신경민 앵커가 뉴스데스크를 단독 진행하고, 이윤재 아나운서 부장이 ‘정오 뉴스’와 ‘5시 뉴스’를, 성경환 전 아나운서 국장이 ‘뉴스24’를 맡았다. 신 앵커는 뉴스데스크를 마칠 때 “에스비에스 등 방송사들이 총파업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자 낯선 일입니다. 나이 든 기자들이 뉴스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힘닿는 대로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한 예능국 조합원 피디는 “다음주부터는 ‘무한도전’과 ‘일밤’의 경우에도 불방 가능성이 있고, 방송되더라도 편집에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스비에스는 이날 ‘8시 뉴스’ 등을 통해 “법률 개정안에 대한 반대 파업은 근로조건과 전혀 무관한 불법 파업임을 노동조합에 통보했다”며 “앞으로 불법 파업이나 집회에 가담하는 자는 법률과 사규를 엄중히 적용하여 처리할 것”이라고 회사 견해를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날을 시작으로 29~30일 사이에 최대 파업동력을 이끌어내 야당의 법안 상정 저지에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이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 촛불정국 이후 언론의 공공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 호소하면 반드시 이긴다”고 강조했다. 이문영 노현웅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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