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기자협회와 피디협회 소속 사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민주광장에서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하던 중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기자·피디협, 업무복귀…출입기자들 “통제 철회” 집단퇴장
이병순 사장의 사원 중징계에 반발해온 <한국방송>(KBS) 기자·피디협회가 제작거부에 들어간 29일 사쪽은 징계자들의 징계 수위를 정직 이하로 낮췄다. 기자·피디협회는 제작거부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이날 저녁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기자·피디협회 소속 사원들은 29일 0시 무기한 제작거부 돌입과 동시에 모든 제작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번 제작거부는 개별 방송사 직능단체 차원의 사상 첫 제작거부로 ‘사실상의 파업’을 뜻했다. 협회 관계자들은 “서울 본사 기자 500여명과 전국 피디 700여명 중 간부를 뺀 대부분이 제작거부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기자·피디협회의 투쟁 강도가 높아지자 사쪽도 징계 수위를 낮추며 한발 물러섰다. 사쪽은 징계 당사자들이 28일 밤 재심 청구서를 제출하자마자 이날 오전 곧바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면당한 양승동 사원행동 대표와 김현석 대변인의 징계를 정직 4개월로 완화했다. 해임됐던 성재호 기자는 정직 1개월, 이준화 피디와 이상협 아나운서는 정직 3개월에서 감봉 4개월, 이도영 경영협회장과 복진선 행정직 사원은 감봉 6개월에서 감봉 2개월, 감봉 3개월을 받았던 박승규 전 노조위원장은 경고로 재조정됐다.
민필규 기자협회장은 “기자와 피디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제작거부 투쟁 하루 만에 작은 승리를 일궈냈다”면서도 “부당 징계를 지휘한 유광호 부사장에 대한 책임은 계속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방송이 최근 출입기자들의 본관·신관 출입을 통제한 데 대해 22일 성명을 발표하며 항의했던 출입기자들은 사쪽의 태도 변화가 없자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 제작발표 현장에서 집단 퇴장하며 출입금지 조처 철회를 요구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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