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보도’ 이춘근 피디 어젯밤 체포…강제수사 착수
김보슬 피디 신병확보 나서…문화방송 노조 “언론탄압”
김보슬 피디 신병확보 나서…문화방송 노조 “언론탄압”
검찰이 25일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이춘근(34) 피디를 체포하는 등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피디수첩’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섬에 따라, 언론 자유 위축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는 이날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밤 10시40분께 이 피디를 서울 마포의 집 앞에서 체포했다. 이 피디는 ‘피디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한 담당 피디로, 지난해 6월 제기된 농림수산식품부의 명예훼손 혐의 수사의뢰 사건의 주요 소환 대상자였다. 이 피디는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에서 부인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집으로 가다 차량 2대를 동원한 검찰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앞서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이날 오후 “(피디수첩) 제작진이 소환에 불응하고 있어 남은 선택은 소환을 다시 통보하는 것과 강제수사뿐”이라며 강제수사에 나설 방침임을 내비쳤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피디 4명과 작가 2명은 24·25일 출석하라는 검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지만, 검찰이 재수사 착수 뒤 첫 소환날짜로 통보한 날에 곧바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 피디를 검거한 것은 강경한 수사 방침을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검찰은 이 피디와 함께 주요 소환 대상자인 김보슬 피디에 대해서도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방송 노조는 ‘피디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언론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26일 아침 노조 긴급총회를 열고, 오후에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항의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책 비판 프로그램이 정부 정책 수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장형원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는 “만약 (검찰이) 취재 원본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거나 문화방송 사옥 안에서 강제구인이 이뤄진다면 노사가 단결해 물리적 힘을 쓰더라도 결사적으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사건 수사팀장이던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무혐의 의견을 고수하다 검찰 지휘부와 마찰을 겪은 뒤 사직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이 사건을 이례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의 다른 부서에 재배당하며 본격적인 재수사 의지를 밝혔다.
석진환 권귀순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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