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엄기영사장 결정 미뤄
노조 “교체하면 파국 맞을 것”
노조 “교체하면 파국 맞을 것”
엄기영 <문화방송>(MBC) 사장은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와 라디오 프로그램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씨의 교체 여부를 13일 최종결정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애초 이날 오후 열린 노사 공정방송협의회에서 교체 여부를 밝히기로 했으나 결정을 미룬 것이다.
엄 사장은 공정방송협의회에서 “(신 앵커와 김미화씨) 교체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다음주 월요일(13일)까지 경영진의 입장을 밝히겠다”며 “교체가 결정도 안 됐는데 기자·피디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간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노조는 전했다.
경영진은 신 앵커의 경우 “더 나은 앵커가 있을 수 있다”는 말로, 김미화씨는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사내 내부 인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말로 교체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진행자 교체 건은 공영방송 엠비시의 경영진으로서 도덕성과 리더십을 갖느냐의 문제이므로 (최종 교체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다분히 안고 있다는 점을 심사숙고해 달라”는 뜻을 경영진에게 전달했다.
이날 교체 움직임에 반발하는 문화방송 구성원들의 비판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본부장을 제외한 라디오본부 간부 피디 전원(29명)은 오후 원탁회의를 열어 ‘김미화씨 교체를 반대하며 제작거부를 벌이고 있는 평피디들을 전폭 지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신 앵커 교체에 반대하는 카메라기자 41명도 이날 비상총회 개최를 위해 업무를 중단하며 사실상 제작거부 체제에 들어갔다. 시사교양국 평피디 44명도 성명을 내어 경영진의 교체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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