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정권행태 분노”
“초선 40명 저속한 권력 해바라기”
“초선 40명 저속한 권력 해바라기”
“개명천지에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엠비시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화방송>(MBC) 구성원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19일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23일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까지 공개적으로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문화방송 안에선 “이명박 정권이 엠비시를 벼랑 끝으로 몰아 기어이 손을 보려고 한다”는 위기의식이 팽팽한 긴장감을 돋우고 있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24일 “청와대 대변인은 고사하고 국민의 뜻을 앞장서서 받들어야 할 여당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의 친위대를 자처하는 것을 보면서 엠비시를 장악하겠다는 권력의 의도가 노골화되고 있음을 느낀다”며 “엠비시를 케이비에스처럼 통제하려는 악수를 중단하지 않는 한 지난해 말과 올해 초보다 더욱 강력한 총파업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방송 노조는 이날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0명의 초선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만을 바라보는 저속한 권력의 해바라기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향후 전국언론노조와도 긴밀히 논의해 총파업 돌입 시점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는 여권의 파상공세가 검찰의 ‘피디수첩’ 수사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본격화하면서, 불구속 기소된 제작진들도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춘근 피디는 “엠비시는 정권의 표현처럼 ‘좌파 방송’이 아니라 ‘상식적인 방송’일 뿐”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엠비시를 장악해야 상식적인 방송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보도국의 한 간부는 “평사원·간부 할 것 없이 엠비시 구성원 전체가 말도 안 되는 정권의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며 “8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 개편을 시작으로 정부·여당의 엠비시 장악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훨씬 앞당겨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옥시찬 방문진 이사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경영진 퇴진 압박은 최소한의 민주주의 원칙도 무시한 것”이라며 “‘와이티엔(YTN) 사태’에서 경험했듯 엠비시를 잘못 건드리면 정권이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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