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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EBS 사장공모 ‘잡음’

등록 2009-09-29 18:08수정 2009-09-29 19:24

후보들 “입시교육” 목청 높이고
1차때 심사위원이 2차땐 후보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장 선임 절차가 공모와 재공모의 난항을 거듭하면서 <교육방송>(EBS) 구성원들의 자존심에 심한 생채기가 나고 있다. 교육방송 사장 선임 논란은 정권의 방송구조 개편 구상 때마다 휘둘려온 ‘공영교육방송’의 구조적 난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다.

현재 교육방송 내부에선 “사장 공모가 이비에스를 우롱하려는 절차냐”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1차 사장 공모에선 최종 후보 5명의 공개 프레젠테이션(10일) 결과 ‘부적격 후보’ 시비가 불거졌다. 후보들은 ‘국제중·특목고 대비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박경재 후보)는 ‘포부’를 밝히거나, ‘고급 다큐멘터리를 없애고 실용 영어교육 콘텐츠를 확충하겠다’(이원창 후보)고 말하는 등 교육방송을 입시교육 수단으로 보는 인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2차 공모 땐 사장 유력 인사가 첫 공모에서 외부 심사위원이었던 인물(곽 아무개 후보)로 알려지며 반발을 키웠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제시한 ‘사교육비 절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8월27일 기자간담회)이란 자격 조건에서부터 논란은 시작됐다. 한 피디는 “이비에스는 사교육과 경쟁하는 방송사가 아니라 사교육조차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안전망과도 같은 방송사”라며 “공영성 높은 방송을 만들며 성과를 내온 이비에스인들의 자긍심이 무시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식 ‘교육방송 정체성’ 규정이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국민의 평생교육과 민주적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이란 설립 목적(한국교육방송공사법 1조)을 거스른다는 비판이다.

이 논란은 국민적 관심사인 교육 이슈를 내세워 교육방송을 자의적으로 활용해 온 역대 정권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오랜 기간 한국교육개발원 부설 방송으로 운영되며 교육부 산하기관 취급을 받아온 교육방송은 2000년 교육방송공사법 제정으로 공영방송의 틀거리를 갖게 됐지만, 정부 입김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다. 최 위원장이 교육방송을 <한국방송>과 묶어 ‘케이비에스 그룹’을 만들겠다는 것도 공영방송법 제정이란 한나라당의 ‘정치 프로젝트’와 맥을 같이한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최 위원장 발언은 이비에스를 케이비에스와 공영방송으로 묶고 나머지 방송을 사영화해 일공영 다민영 구도를 만들려는 정치적 의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풀이했다.

교육방송 노조는 24일과 25일 잇달아 성명을 내어 “새 사장은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근거한 이비에스의 독립성과 전문성 그리고 자율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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