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추위, 홍미라 계약직노조위원장도 추천
<한국방송>(KBS)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3일 서류심사와 투표를 거쳐 사장 지원자 15명을 5명으로 압축했다.
후보 5명으론 이병순 현 사장과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강동순 전 방송위원, 이봉희 전 미주 한국방송 사장, 홍미라 한국방송 계약직노조 위원장이 선정됐다.
여당 쪽에선 홍수완·황근 이사와 김영석 연세대 교수가, 야당 쪽은 김영호 이사와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이 사추위원으로 참여해 후보를 추렸다.
사추위는 별도 토론 없이 위원들이 각각 3명, 2명, 1명씩 후보자를 적어내는 투표를 거듭하며 5명을 뽑았다.
유력한 사장 후보이자 사내 구성원들이 ‘부적격 후보로’ 꼽아온 이 사장과 김 회장 및 강 전 위원이 모두 후보에 포함되면서, 이들 중 최종 후보가 나올 경우 한국방송은 지난해에 이어 사장 선임을 둘러싼 또 한 차례의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노조는 지난 12일 성명에서 김 회장을 ‘이명박 대통령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그가 사장으로 선출될 경우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국방송 피디협회도 11일 비상총회를 열고 세 사람 모두를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피디협회는 이 사장을 “정치권력엔 약하고 내부 구성원들에겐 가혹했다”는 이유로, 김 회장은 대통령 언론특보 출신이란 이유로, 강 전 위원은 ‘한나라당 집권 위한 방송장악 방안’을 언급한 녹취록 파문을 이유로 반대했다.
피디협회는 이들이 사장으로 선임될 경우 제작거부를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사추위 심사를 통과한 홍미라 계약직노조 위원장 쪽은 이날 자료를 내어 “후보 5명에 포함됐다고 해서 사장이 될 가능성은 0%”라면서도, 국가와 시장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다양한 목소리 반영,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존중 등의 경영방침을 거듭 밝혔다.
사추위로부터 후보 명단을 넘겨받은 한국방송 이사회는 17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공개면접 도입 여부를 논의한 뒤, 19일 면접을 거쳐 20일 최종 후보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할 계획이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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