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내부서 비판 쏟아져
<한국방송>(KBS) 노동조합의 ‘김인규 사장 반대 총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되면서, “케이비에스가 공영방송이기를 포기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디어행동은 3일 성명을 내어 “케이비에스 구성원들은 케이비에스의 존재 근거를 스스로 부정하고, 정권 특보 사장과 타협함으로써 ‘정권 나팔수’의 길을 선택했다”며 “케이비에스의 운명을 더이상 케이비에스 구성원들에게 맡길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미디어행동은 “특히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가해 파업을 부결시킨 1470명의 반대표는 조직적·집단적 반대운동이 있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결과”라며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낸 노조 집행부는 총파업 부결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조도 성명을 통해 “총파업 부결로 사실상 김인규씨를 사장으로 용인하는 꼴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이명박 대선후보의 언론특보를 맡았고 군사독재에 아부하는 리포트를 양산했던 사람을 어떻게 공영방송 수장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라며 “케이비에스는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방송 조합원들 사이에선 ‘집행부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한 조합원은 “참으로 부끄러운 결과”라며 “높은 투표율(84.5%)에 비해 찬성률(48.2%)이 낮게 나온 것은 분명한 투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집행부에 대한 불신의 표현으로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열린 노조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집행부 사퇴’ 요구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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