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김인규호’와 협상에 불만…새 노조 추진
<한국방송>(KBS) 일부 기자와 피디(PD) 등이 노동조합 집단 탈퇴와 새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 노조 집행부가 총파업 부결에 따른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사쪽과의 협상으로 투쟁방향을 전환한 데 따른 반발이다.
기자 조합원 100여명은 7일 밤 총회를 열어 현 노조를 집단 탈퇴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8일부터 노조 보도본부 중앙위원에게 탈퇴서를 내기 시작했다. 기획제작국과 교양제작국 피디 70여명도 7일 낮 실국별 총회를 열어 노조 탈퇴서를 냈고, 8일 낮엔 드라마·예능제작국·라디오 피디들까지 참여한 협회 총회를 열어 탈퇴를 결의했다. 이들은 9일 새 노조 설립 추진을 공표하고, 이번주 안에 전국언론노조 산하 노조로 가입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성재호 노조 중앙위원은 “공영방송 노조의 최우선순위가 방송독립이란 점에서 투쟁에 미온적인 현 집행부의 의지를 신뢰할 수 없다”며 “정연주 사장 강제해임 이후 계속돼온 케이비에스의 패배주의와 냉소주의를 극복하고 방송독립을 위해 싸울 수 있는, 제대로 된 노조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현 노조 집행부는 지난 3일 비상대책위원회 이후 출근저지 투쟁을 접고 사쪽과 협상을 개시한 상태다. 집행부는 사쪽과 공정방송 제도화 방안을 마련한 뒤 다음주 안에 대의원대회를 열어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는 계획이다. 현 집행부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투쟁 방법이 다르다고 새 노조를 만들겠다는 움직임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쪽 관계자는 “노조 탈퇴 움직임은 일부의 목소리로, 전체 조합원의 의견으로 보긴 힘들다”며 “새 노조 인정 여부도 현재로선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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