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미디어

학계·시민단체, 방송독립 허문 방문진 수술 목소리

등록 2010-02-10 19:03

미디어행동 등 언론 단체 회원과 <문화방송> 노조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중단과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미디어행동 등 언론 단체 회원과 <문화방송> 노조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중단과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방문진법5조 ‘경영 관리·감독’ 구체범위 없어 월권 소지
여당 추천 이사들 방송내용 간섭·독단적 인사 악용
“권력입김에 휘둘리지 않게” 이사선임 방식 개선 지적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설립(1988년) 22년 만에 존재이유와 운영방식을 둘러싼 전면적·사회적 재논의 요구에 직면했다. <문화방송>(MBC)을 공영방송으로 존립하게 하는 구조적 근간인 방문진이 엄기영 사장 사퇴 과정에서 문화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공영성을 훼손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다.

불분명한 방문진법이 첫 번째 정비 대상이다. 방문진 여당 이사들이 엄기영 사장을 자진 사퇴로 몰아간 데는 모호한 방문진법이 한몫 했다. 여당 이사들이 기댄 조항은 방문진의 업무 범위를 규정한 방문진법 5조다. 제2항은 “최다출자자인 방송사업자의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명시하고 있으나, 관리·감독의 구체적 범위는 특정하지 않고 있다. 또 이사회 기능을 명시한 10조는 예산·자금계획과 결산, 기본재산의 취득 및 처분, 정관 변경 등 10개 항을 심의·의결한다고만 정의하고 있다. 방문진법 어디에도 방송 내용을 빌미로 경영진 사퇴를 압박할 근거는 없지만, 여당 추천 이사들은 보도와 프로그램 내용을 문제 삼으며 자신들이 주장하는 임원 인선을 밀어붙였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현재 법 문구로 보면 방문진은 엠비시 경영을 감독하는 기구이지 방송을 감독하는 기구가 아니다”라며 “방문진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의 구체적 범위를 법에 못박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도 “방문진의 기본 역할은 ‘경영감독’이나, 이번처럼 사장 인사권까지 개입하는 행위는 ‘경영집행’”이라며 “소유와 경영, 경영과 방송 편성의 분리가 방송독립의 절대 원칙임을 법에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무기준’인 방문진 이사 선임 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방문진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들끼리 정치적 합의에 따라 선임할 뿐, 방통위조차 뚜렷한 인선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만 강원대 교수는 “현 시스템에선 교수들도 이사가 되는 순간 각 정당의 용병이 된다”며 “이사 선임에서 정치권이 빠지고 중립적 학회나 단체에서 추천하는 등 사회적 합의에 기반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언적일지라도 이사 선임 후부턴 정당과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문구를 방문진법에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김영호 미디어행동 공동대표는 “엠비시 사태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법 운영과 방송을 바라보는 철학의 문제로, 결국 국민적 저항을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행동과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오후 문화방송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훼손한 방문진과 정권의 행태를 비판했다. 미디어행동과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긴급토론회(‘공영방송 말살하는 엠비 정권 방송장악’)를 개최해 문화방송 장악에 동원된 방문진 문제를 짚는다. 방문진은 같은 날 오후 2시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후임 사장 선임 방법 및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