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MBC 장악음모 질타…민주, 방문진 인사전횡 조사 특위 검토
엄기영 <문화방송>(MBC) 사장의 사퇴를 불러온 방송문화진흥회의 일방적인 문화방송 임원 선임과 관련해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쿠데타’란 강도 높은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당은 방문진 인사전횡의 진상을 조사하는 특별위원회 구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이 대통령은 한국방송(KBS)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더니, 사실상 엄기영 사장까지 해임시켰다”며 “이 대통령이 양대 지상파 방송사를 장악하며 언론장악 음모를 노골화하는 등 공영방송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최영희 의원도 “(1988년에) 방문진이 생긴 이후 한번도 사장의 인사권을 침해한 적이 없는데, 이 정부 들어 왜 인사권을 침해하면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느냐”고 캐물었다.
이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아마 촛불시위와 피디수첩으로부터 야기된 파장들이 여러 갈래로 변형돼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방문진) 이사회가 물의를 일으킨 것은 유감스럽다. 방문진이 한 일을 잘했다고도, 못했다고도 하기 어려운 복합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에서 “이명박 정부가 지금 엠비시(MBC)에서 ‘시’자를 떼어내 ‘엠비(MB·이명박) 방송’으로 전락시키는 ‘시(C)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도 “방문진은 청와대의 문화방송 파견소에 다름 아니다”며 “노골적으로 방송을 정권의 홍보도구로 만들려고 하는 김우룡 이사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11일 언론 시민단체들의 모임인 ‘미디어행동’, 한국방송과 문화방송 노조위원장 등과 함께 ‘공영방송 말살하는 엠비정권 방송장악’이란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어 “(정부가) 엄기영 사장을 몰아내고 엠비시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어 버렸다.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정권의 언론장악 중지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즉각 사퇴 △정부의 국민 모독 행위 사죄를 요구했다.
송호진 이문영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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