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의 ‘친정부’ 보도 경향에 대한 안팎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간판 뉴스 프로그램에서 박재완(55)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을 비판하는 기사 꼭지가 빠지는 일이 벌어졌다.
5일 미디어 전문매체 <미디어스>는 이화섭(54) 보도제작국장이 지난 4일 ‘뉴스9’에 방송 예정이던 박재완 수석의 ‘논문 이중게재 의혹’ 기사를 취소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사내 탐사보도팀이 제작해 같은 날 방영된 ‘시사기획 10’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여기엔 교수 출신 고위공직자의 35%가 논문 이중게재 의혹이 있다는 것과, 박 수석이 1992~93년에 발표한 논문 두 편이 이중게재 의혹 사례로 언급됐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이인실 통계청장의 사례도 들어 있다. 하지만 이 국장은 두 논문이 너무 오래됐고, 교수 임용 이전에 발표한 것이라며 보도 내용에서 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국장은 “박 수석 부분을 삭제하고 방송하든지 아니면 방송할 수 없다”며 “국장 직권으로 데스크권을 발동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국장과 박 수석은 모두 경남 마산 출신이며,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태에 대해 한국방송 기자들은 “9시 뉴스가 청와대에 무릎 꿇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미디어스>는 전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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