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회장 추천’ 안건 올라와
조희준 전 회장 개입 등 변수
조희준 전 회장 개입 등 변수
‘조용기 목사 후계 구도’를 둘러싼 세력 다툼 속에서 <국민일보>가 격랑에 휩쓸리고 있다. 최근 ‘국민일보 사태’는 특정 교회와 한 목회자 일가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지배구조가 언론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국민일보 사태는 조 목사 일가의 경영권 다툼으로 우선 비친다. 7월13일 노승숙 국민일보 회장을 방문해 사퇴를 종용한 조희준 전 회장은 조 목사의 장남이다. 2005년 25억여원의 세금포탈과 180억여원의 회사자금 횡령 혐의로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50억원을 선고받았다. 노 회장을 검찰에 고소(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한 설상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는 조 목사의 매제로, ‘장자 승계’를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노 회장은 지난달 17일 사퇴 의사를 발표했다. 현재 국민일보를 이끌고 있는 조민제 대표이사 사장은 조 목사의 차남이다. 노 회장이 조 사장의 장인이다. 같은 달 27일 국민문화재단(국민일보 주식 100% 소유) 이사회에선 조 목사가 김성혜 한세대 총장을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으로 추천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무산됐다. 김 총장은 조 목사의 부인으로, 국민일보 비대위는 김 총장 뒤엔 조 전 회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일엔 비대위가 조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조세포탈 및 배임 혐의)했다.
사태의 이면엔 여의도순복음교회 내 세력 다툼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08년 조 목사 퇴임 뒤부터 이영훈 담임목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국민일보 내부자료를 조 전 회장에게 넘긴 이유로 지난달 3일 해고된 김아무개 경리팀장은 인사위원회에서 “(조) 목사님이 살아계실 때 재산 정리를 해놓아야 시끄러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총장님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일보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은 장남이란 위치를, 김 총장은 자신의 어머니(고 최자실 목사)가 조 목사와 함께 순복음교회를 개척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국민일보를 방패 삼아 교회 내 후계구도를 뒤흔들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순복음교회의 한 목사는 “이영훈 목사는 공식 절차를 거쳐 추대됐다”며 국민일보 사태가 조 목사 후계 구도 속에서 해석되는 시각에 반대했다.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신문사가 조 목사와 순복음교회의 지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족벌경영 체제 속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 것도 분명하다”며 “교회와 가족의 세력 다툼 속에서 언론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고비는 18일 국민문화재단 이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단 관계자는 “국민일보 주주총회 소집 건과 회장 추천 건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며 “회장 후보가 김 총장은 아니다. 교회 쪽의 다른 인물이 추천될 예정이지만 미리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안팎에선 조 목사가 김 총장의 회장 추천을 접는 쪽으로 사태 수습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김 총장이 회장직을 포기하면 큰 틀에서 사태가 봉합되겠지만, 조 전 회장이 국민일보 개입 의지를 꺾지 않는 이상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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