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청와대 관계자 “비자금 조성·방송위 로비 정황 이첩…검찰 소득없이 종료”
“티브로드는 참여정부 때도 비리척결 차원에서 청와대가 검찰에 내사를 요청한 기업이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가 태광 계열 엠에스오(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 티브로드의 비자금 조성 및 옛 방송위원회 로비 정황을 정리해 검찰에 이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티브로드는 현재 ‘태광그룹 방송법 시행령 개정 로비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기업으로, 태광은 방송법의 에스오 소유 제한 규정을 어겨가며 큐릭스홀딩스 주식을 편법 보유한 바 있다.
17일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에 보고되는 케이블방송 업계의 불공정 거래관행 실태 중엔 유독 티브로드 사례가 많았다. 정부 출범 초기 청와대는 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옛 방송위원회에 정보를 전하며 시정을 요구했으나, 진전이 없자 이후 검찰 쪽으로 자료를 넘겼다. 홍보기획비서관실에서 국정원 정보보고와 방송계 상황 정보 등을 취합해 민정비서관실로 넘기면, 민정 쪽에서 검토 후 검찰로 이첩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청와대 한 관계자는 “2007년 초에도 티브로드는 케이블업계의 지배적 사업자로 불공정시비가 많아 방송위 등에 조사를 시켰으나, 실무자들이 티브로드와 유착돼 있어서인지 중간에서 흐지부지됐다”며 “결국 수사 가능한 범위에서 위법이나 비위 사실이 있는지 검찰에 내사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특히 주목했던 부분은 티브로드의 비자금 조성 실태와 방송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펼친 접대 정황이었다. 이 관계자는 “검찰로 넘긴 자료엔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자금이 많이 필요했던 티브로드가 특정 피피(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수신료를 과다 지급한 뒤 그 돈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과 방송위 관계자들을 상시적으로 접대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며 “행정지도가 아니라 비리척결 차원에서 취한 조처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검찰은 청와대가 이첩한 자료를 근거로 내사를 본격화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참여정부에 대한 검찰 전반의 반감 때문인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검찰의 태광 비자금 수사가 결론 없이 끝난 것도 사실 참여정부 쪽으로 흘러들어간 비자금 추적을 목표로 했으나 별 소득이 없었기 때문이란 시각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티브로드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밝힐 게 없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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