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심사세부안 보고…조선에 유리
현물 출자도 현금 출자로 인정…동아 ‘이점’
현물 출자도 현금 출자로 인정…동아 ‘이점’
방송통신위원회가 납입자본금 규모보다 재무건전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 세부 심사기준을 2일 전체회의에 보고했다. 방통위가 8일 심사기준을 최종 의결하면, 종편 선정 절차는 논의단계의 마지막 문턱까지 넘어서며 실행단계인 사업자 공모로 직행하게 된다. 헌법재판소의 부작위 소송 결정 전엔 심사기준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혀온 이경자 부위원장은 사무처 보고 직전 퇴장했다.
방통위가 이날 보고한 세부심사기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납입자본금 규모’보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재정적 능력’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방통위는 최초 납입자본금 규모의 적정성 평가에서 최고 점수의 경우 60점을 배정했으나, 자기자본 순이익률과 부채비율 및 총자산 증가율로 평가하는 재정적 능력에선 최고 점수로 90점을 줬다. 납입자본금 규모와 재무건전성 중 어디에 높은 점수를 할당하느냐는 종편 희망 사업자들의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부딪쳤던 지점이다. <조선일보>는 재무건전성을, <중앙일보>는 납입자본금 규모를 우선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방통위는 ‘자금출자 능력’도 별도 심사항목으로 제시했다. ‘자기자본’ 대 ‘투자(출자) 금액의 적정성’, 신청법인 및 주요 주주의 신용등급을 계량평가하도록 했다. 자기자본 비율이 높을수록 유리한 구조다.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집계한 신문사 부채액을 보면 중앙이 558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동아일보>와 <매일경제>는 각각 2314억원과 1682억원으로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부채규모가 컸고, 조선과 <한국경제>는 각각 674억원과 673억원의 부채를 기록했다.
방통위가 현물출자를 현금등가물로 인정한 점도 주목된다. 현물출자를 통해 자본조달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동아가 반길 만한 대목이다. 반면 종편 사업권 획득 경쟁에 뛰어든 신설법인의 불이익을 해소할 규정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은 점은 중앙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종편 희망사업자는 4년치의 재무제표 자료를 제출해야 하나, 제출할 자료가 없는 신설법인은 최저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채비율이 높은 중앙은 홍석현 회장 개인의 사재를 출연한 법인 신설 방식으로 종편 진출을 준비해왔다.
또 방통위는 5개 중요 심사항목엔 ‘승인 최저점수’를 적용했다.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실현계획과 신청법인의 적정성, 조직 및 인력운영계획, 납입자본금 규모, 콘텐츠 산업 육성·지원 계획 항목의 경우 배점의 60%를 얻지 못하면 ‘과락’으로 탈락하도록 했다.
방통위는 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전문가 토론회를 연 뒤 8일 전체회의에서 심사기준을 최종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야당 추천 위원들이 헌재의 부작위 소송 결정 전엔 심사계획 의결 및 공모 돌입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의결 강행 땐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문영 김정필 기자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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