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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MMS 놓고 방송·신문 세밑 ‘파열음’

등록 2010-12-22 08:53

지상파MMS 놓고 방송·신문 세밑 ‘파열음’
지상파MMS 놓고 방송·신문 세밑 ‘파열음’
종편 희망 언론사들 “지상파 특혜” 반발하자
방통위 ‘도입→도입 검토’로 말바꾸며 저울질
전문가들 “정략적 이해로 접근땐 공공성 훼손”
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가 세밑 언론계 논란의 핵으로 떠올랐다. 2011년도 방송통신위원회 대통령 업무보고로 촉발된 ‘엠엠에스 대격돌’은 종합편성채널 허용 시점과 맞물리며 ‘지상파-유료방송-방통위 간 첨예한 이해관계 충돌’을 노출시켰다. 전체 방송환경 변화와 공적 역할 제고를 둘러싼 사회적 공론화 없이 엠엠에스를 ‘매체간 밥그릇 나눠 먹기’처럼 다루는 논의 방식에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방통위는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내년도 업무보고에 엠엠에스 도입 검토 계획을 포함시켰다. 당장 종편 및 보도전문채널 희망 신문사 지면엔 불이 났다. 18일 일제히 기사와 사설을 내보내며 ‘지상파 특혜’라고 강력 반발했다. 앞서 15일 사전 브리핑 도중 ‘이상 기류’를 감지한 방통위는 이튿날 추가 브리핑까지 열며 ‘도입’에서 ‘도입 검토’로 표현을 바꿨다. 같은 날 지상파방송 4사는 ‘난시청 해소와 무료다채널서비스(‘코리아뷰’) 공동 추진 합의’ 소식을 발표했다. 업무보고 당일엔 케이블티브이방송협회가 “엠엠에스 도입은 유료방송 사형선고”란 성명을 냈다.

채널 확대로 이어지는 엠엠에스는 겉으로만 보면 지상파방송 사업자에게 절대 유리한 정책이다. 방통위는 “2012년 디지털전환에 맞춰 정책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됐다”고 검토 배경을 설명했으나, 종편 광고지원에 따른 지상파 반발 무마용으로 제시됐다는 시각도 있다.

좀더 깊게 들여다보면 지형도는 훨씬 복잡해진다. 엠엠에스가 정말 지상파만을 위한 것이 될지부터 변수가 많다. 현재 방송계에선 엠엠에스가 방통위의 종편 허용 구도와 면밀하게 얽혀 있다는 시각이 많다. 한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지상파 영향력 축소’를 종편 도입 목적으로 공공연히 밝혀온 방통위가 엠엠에스를 지상파가 원하는 방식대로 추진하겠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방통위가 지상파 추가 채널을 종편 탈락 사업자 혹은 종편 진출 사업자에게 줄 수 있다는 의혹도 불식되지 않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도 “추가 채널을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며 “엠엠에스 채널을 무료(지상파)로 할 거냐 유료(유료방송)로 할 거냐는 정책목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굳이 엠엠에스를 대통령 업무보고에 넣은 방통위가 하루 만에 표현을 바꾼 것을 두곤 ‘종편과 지상파 양쪽에 던지는 메시지’란 해석도 나온다. 케이블업계 한 관계자는 “종편 쪽엔 선정 과정에서 사업자들을 쥐락펴락해온 방통위가 허용 후에도 ‘여전히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점을, 지상파 쪽엔 까딱하면 ‘지상파 바람대로 엠엠에스가 안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내며 양쪽을 다 틀어쥐고 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코리아뷰’ 공동 추진에 합의했다지만 지상파방송사들 사이에서도 온도차는 제각각이다.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은 취임 때부터 엠엠에스를 통한 채널 확대를 수신료 인상의 지렛대로 삼으며 논의를 주도해왔다. 반면 다른 방송사들은 자사 유료 케이블채널로 내보내던 콘텐츠를 엠엠에스 무료채널에 실을 경우 광고수익 면에서 도움이 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다.

방송 전문가들은 정부와 방송사업자들이 엠엠에스를 시청자 복지의 관점이 아닌 정략적 목적과 사업적 이해로만 접근할 때 미디어 공공성은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지상파방송사들이 그동안 제대로 된 무료 보편 서비스를 해왔는지에 대한 면밀한 평가를 전제로 엠엠에스를 통해 지상파의 공적 책임을 확대하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시청자의 방송접근권과 방송시장 공공성을 어떻게 증진시킬지에 대한 사회적 여론수렴 없이 사업자 이해관계 조율하듯 진행되는 현재 논의 방식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

지상파방송의 기존 주파수 대역을 압축해 고화질(HD) 방송과 여러 개의 표준화질(SD) 및 오디오, 데이터방송 등을 동시에 전송하는 서비스. 엠엠에스를 도입하면 기존 지상파방송 채널당 3~4개의 추가 채널이 생기게 된다.

코리아뷰

<한국방송>이 추진을 주도하는 엠엠에스 서비스 명칭. 영국의 ‘프리뷰’(Freeview: <비비시>와 민영방송 등이 참여해 50여개 채널을 무료로 제공)를 모델로 삼았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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