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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 외면에 공정방송위도 무력화

등록 2011-05-03 19:40

방송사들 외면에 공정방송위도 무력화
방송사들 외면에 공정방송위도 무력화
노조 “공정성 회복”…사측 “편집권 침해” 거부 일쑤
KBS ‘추적 60분’ 불방 등 18개 안건중 2건만 합의
MBC, 김미화 논의 못해…YTN, 19개월째 유명무실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 <와이티엔>(YTN) 등의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문화방송은 공정방송협의회)가 사쪽의 무성의로 파행 및 연기, 중단을 거듭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각 방송사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공방위는 공정방송을 담보하는 핵심 장치라는 점에서 이들 기구의 무력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년 방송민주화 투쟁의 성과인 공방위가 현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한국방송 노사의 임시 공방위는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단적인 보기다. 회사와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이날 ‘4·27 재보선 불공정 보도’와 ‘비비케이(BBK) 사건 보도 축소·은폐’ 등 두개의 안건을 논의하고자 만났다.

결과적으로 이날 공방위는 성과 없이 끝났다. 회사가 4·27 보궐선거 당시 언론노조의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 지지 선언을 문제 삼으며, 언론노조 소속 새노조에 정치적 중립 선언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9시간 동안 이어진 공방위에서 노조가 제기한 안건은 다뤄지지 않았다. 한국방송 사쪽은 “상급단체인 언론노조가 4·27 재보선에 출마한 강원도지사 후보의 공식 지지를 선언한 상황에서 노사간 보도의 공정성을 논의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해 노조의 입장을 물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송과 새노조가 지난해 12월2일 새 단체협약을 맺은 이후 5월3일까지 진행한 8차례의 공방위는 대부분 뚜렷한 결론을 맺지 못했다. 한국방송 노사는 이 기간에 ‘추적 60분 불방사태’와 ‘심야토론 편향’ ‘윤도현 내레이터 불방 사태’ ‘이승만 부적절 특집’ 등 18개 안건을 공방위에 올렸다. 이 가운데 노사 합의를 통해 회사가 유감을 표명한 사례는 <추적 60분> 불방사태 등 두차례에 그쳤다. 나머지는 대부분 상정조차 되지 않거나 노사간 현격한 입장 차이만 드러낸 채 흐지부지됐다.

단협 조항을 보면 노사는 공방위를 통해 편파방송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책임자에 대해 서면 경고나 인사 조치 등을 요구할 수 있지만 노사 동수로 구성되는 공방위 구조의 특성상 문책 요구안이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기란 사실상 어렵다.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낙하산 사장’ 임명에 이은 지속적인 언론사 노조 압박으로 개별 노조의 힘만으로 무너진 공방위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는 힘겨운 상황”이라며 “공방위가 열린다 해도 실질적 논의보다 형식적 논의에 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화방송 노사는 2일 임시 공방협을 열었다. 노조는 재보선과 관련해 지난달 22일 <뉴스데스크>의 엄기영 후보 관련 보도를 문제 삼았다. 기계적 균형 보도는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 보도가 될 수 있다는 노조의 주장과 ‘기사는 이렇게 써야 균형이 맞는 것’이라는 회사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물론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단체협약에 따라 매달 넷째 주 수요일 정기 공방협을 열도록 하고 있지만 회사는 노조가 강하게 요구해야 마지못해 공방협에 응할 정도로 소극적”이라며 “김미화씨의 교체 문제를 다루기 위한 임시 공방협도 요구하고 있는데, 회사는 안건이 될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와이티엔은 2009년 11월 이후 1년7개월째 아예 공방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 공방위 중단 배경은 2009년 6월 체결된 ‘공정방송을 위한 와이티엔 노사협약’(공방협약)에 대한 노사간 견해차에서 비롯된다. 당시 노사는 공방협약에 따라 보도국장이 정기 공방위를 2차례, 임시 공방위를 3차례 이상 거부할 경우 신임투표에 회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와이티엔은 같은 해 8월 선출제였던 보도국장 인사제도를 임명제로 바꾸며 기존 공방협약의 효력을 부정했다. 그때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와이티엔은 모두 13차례에 걸친 노조의 공방위 개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공방위 활동은 방송사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공정방송의 의지가 없는 경영진 때문에 공방위 활동이 어렵더라도 무엇이 공방위의 쟁점이고, 왜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지 적극적으로 (노조는 외부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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