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혁명회쪽 “민주이념 계승 부정하는 행태”
4·19민주혁명회, 광복회 등과 항의방문 협의중
4·19민주혁명회, 광복회 등과 항의방문 협의중
<한국방송>(KBS)이 오는 8월15일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이승만 편’(이승만 특집)을 방영하기로 한 데 대해 4·19 관련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 등 한국방송 내부에서 시작된 이승만 특집 반대 움직임이 시민사회단체로 번지고 있다.
사월혁명회는 10일 “한국방송의 이승만 특집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 대한민국 헌법을 첫줄부터 부정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한국방송 쪽 말대로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이라면 3·1운동의 상징 유관순 열사와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가 있고,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백범 김구 선생이 있다”며 “광복절을 맞아 4·19 혁명을 불러일으킨 이승만 특집을 다룬다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정 의장은 이승만 특집 기획과 관련해 “지난해 시작한 이 전 대통령 기념관 및 동상 건립 움직임 등 뉴라이트 진영의 ‘이승만 띄우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4·19 관련 단체인 4·19민주혁명회는 한국방송이 지난해 이 전 대통령만 특집으로 다루는 데 반대한 제작진을 교체한 사실을 들어 기획 단계부터 공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방송은 지난해 중순 이승만 특집 기획에 문제를 제기한 제작진 3명을 교체했다. 오경섭 4·19민주혁명회 회장은 “특집 의도가 떳떳하다면 왜 제작진을 교체하면서까지 프로그램을 강행하려 했겠느냐”며 “이승만 특집 저지를 위해 4·19 단체는 물론 광복회,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민주화기념사업회 등과 함께 한국방송 항의 방문 등 구체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한상덕 홍보국장은 “이승만 특집 기획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의 공과 과를 제대로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며 “(4·19 관련 단체에는) 이번 특집이 한 개인을 미화하기 위한 기획이라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 제작진 교체는 이 특집과 관계없이 내부 인사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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