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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죽는 게 뭔지 MBC 뉴스에서 배웠다”

등록 2011-05-16 10:47수정 2011-05-16 15:26

“맞아죽는 게 뭔지 MBC(문화방송) 뉴스에서 배웠다”(트위터 아이디 @dogldogl)

15일 저녁 문화방송 <뉴스데스크>가 내보낸 선정적인 보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최근 엠비시는 ‘쌍용차 해고자 문제’를 다룬 <피디수첩> 이우환 피디 등에게 징계성 인사발령을 내리고,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씨마저 사실상 강제 퇴출하면서 시청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또 한번 어수선한 상황을 맞게 됐다.

  이날 문화방송 <뉴스데스크>는 인천시의 한 식당에서 박아무개씨가 평소 자신과 누나를 무시한다며 매형 김아무개씨에게 각목과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을 보도했다. 문화방송은 박씨가 매형인 김씨에게 둔기를 휘두르는 장면을 약간만 모자이크 처리한 채 그대로 내보냈다. 박씨가 의식을 잃은 듯 보이는 김씨에게 둔기를 휘두를 때마다 김씨의 두 다리가 위로 튀어오르는 모습이 생생하게 방송을 탔다.

 시청자들은 보도를 보자마자 경악했다. 각종 게시판에 이날 보도를 비판하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누리꾼 ‘호도’는 “아이들이 이날 뉴스를 보고 나서 얼굴이 굳어져 버렸습니다. 채널 돌리기엔 너무 늦어버렸습니다”라고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시청자 우태훈씨는 “요즘 MBC가 예능쪽으로 치우치고 있다”며 잇단 무리한 보도를 꼬집었다.

 지난해 11월 초 <문화방송>은 주말 뉴스데스크 시간대를 밤 9시에서 저녁 8시로 변경하며 “심층보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편 뒤 기획·분석 보도는 줄어들고 단순 스트레이트성 보도와 선정적 보도만 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전 사무처장은 “최근 엠비시의 국장급 인사 교체 과정을 보면 내부에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이번 사고도 이런 구조적 문제와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비판적 보도가 힘을 잃고, 선정성과 시청률 지상주의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과거 엠비시에서는 조율과 합의의 저널리즘 컨센서스가 있었는데 김재철 사장이 들어오고나서 시청률 지상주의에만 매몰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계속 이런 문제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엠비시 노동조합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관계자는 “실제 시시티브이(CCTV)나 블랙박스 화면이 나오면 시청률이 상승해 자극적인 장면을 찾게 되는 압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뉴스데스크>가 지금도 심층 취재를 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강화해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보도에 대해 최일구 앵커와 문지애 아나운서는 클로징 멘트에서 사과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는 19일 열리는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해당 보도의 방송법 위반 여부를 심의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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