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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석탄불의 땅’ 주민들의 고통 섞인 희망

등록 2011-08-12 20:07

<한국방송> 2텔레비전 <다큐시대>(밤 11시20분)의 ‘석탄불 위에서 희망을 캐다, 인도 자리아 이야기’
<한국방송> 2텔레비전 <다큐시대>(밤 11시20분)의 ‘석탄불 위에서 희망을 캐다, 인도 자리아 이야기’
KBS2 ‘다큐시대’ 인도 자리아 마을 생활 담아
발암물질에도 생계 위해 안떠나고 석탄 주워
열악한 환경에서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인도인들의 낙천성이 돋보이는 다큐멘터리가 13일 방영된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 <다큐시대>(밤 11시20분)의 ‘석탄불 위에서 희망을 캐다, 인도 자리아 이야기’는 인도 탄전 주민들의 삶을 다룬다.

다큐시대 제작진이 지난 7월 찾아간 곳은 인도의 대도시 콜카타(옛 캘커타)에서 차로 8시간 거리의 자리아 탄전이다. 북동부 자르칸드주 단바드에 위치한 이 탄전은 지표면 가까운 곳에 석탄이 묻혀 있어 석탄을 캐는 다이너마이트의 폭발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카메라는 자리아의 보카파하리 마을을 집중 조명한다. 비 오는 날이면 알싸한 유황냄새의 연기와 수증기가 마을 전체를 덮는다. 마을 옆 100m가 넘어 보이는 깊은 구덩이를 제외하면 평범한 지역이다. 마을 사람들은 경사가 70~80도가 넘는 이 구덩이의 비탈면을 뛰어다니면서 무언가를 줍는다. 검게 반짝이는 돌덩이, 바로 석탄이다. 이들은 이 석탄을 주워 생계를 유지한다.

카메라는 10대 중반의 고아 소년 겐다르의 동선을 좇는다. 자신의 나이도 엄마의 얼굴도 모르지만, 겐다르는 그 구덩이에서 날마다 석탄을 주워 살아간다. 석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맨발로 뛰어가 주워오고, 달리는 석탄트럭에 뛰어올라 주민들에게 석탄을 던져준다. 위험하지 않으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겐다르는 이렇게 대답한다. “괜찮아요, 죽으면 다시 태어나면 되지요.”

어린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 가장’ 뿌자는 남편이 다친 뒤 가족의 생계를 오롯이 책임지고 있다. 뿌자도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석탄을 줍는다. 수중에 쥐는 돈은 고작 하루 80~100루피(약 2000~2500원)이지만, 뿌자에겐 소박한 꿈이 있다. “아이들이 자라서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리아의 땅은 뜨거운 불을 품었다. 땅속에서 석탄이 벌겋게 녹아내리면서 타오르는 ‘석탄불’이다. 일산화탄소 등 발암물질을 포함한 독한 연기를 뿜어낸다. 주민은 천식이나 폐질환 등 고질병을 달고 산다. 인도 정부와 석탄회사가 서민주택을 제공하며 타 지역으로의 이주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곳 주민들은 이주를 거부하거나 옮겼다가도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이유는 석탄 때문이다. 이들에게 ‘석탄’은 배고픔을 채울 밀가루를 위해, 아이들의 학비와 학용품을 위해, 그리고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동반자인 것이다.

이 다큐를 연출한 김성환 피디는 “인도인은 정서의 밑바닥에 힌두교라는 종교가 깔려 있어 우리와는 사고방식이 다르지만, 아시아인으로서 감정선이 닿는 부분이 있다”며 “촬영을 하면서 그들의 치열한 삶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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