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당한 최승호 <문화방송>(MBC) 피디가 21일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평조합원 첫 해고자 MBC 최승호 피디
“김재철이 해고자 콕 찍었을것…MBC노조 뿌리뽑을 의도”
“김재철이 해고자 콕 찍었을것…MBC노조 뿌리뽑을 의도”
“노조 집행부가 아니어서 (파업에) 크게 기여한 바도 없는데 해고라니, 파업을 무력화시키려는 표적 징계다.”
지난 20일 박성제 기자와 함께 해고 통보를 받은 <문화방송>(MBC) 최승호 피디는 “공영방송의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장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문화방송에서는 요즘 수시로 발생한다”며 김재철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 피디는 지난 1월 시작된 문화방송 파업 과정에서 첫 평조합원 해고자가 됐다. 그만큼 해고는 최 피디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지만, 21일 문화방송 노조 사무실에서 <한겨레> 인터뷰에 응한 그는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탄압’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최 피디는 1986년 입사한 27년차 고참 피디다. 2005년 <피디수첩>을 통해 한국 사회를 뒤흔든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을 터뜨렸고, 2010년에는 ‘검찰과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등 권력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최 피디 등 2명이 더 해고되면서 이번 파업으로 인한 해고자는 6명, 2010년 해고당한 이근행 전 노조위원장 등을 더하면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해고자는 모두 8명으로 늘었다. 문화방송 노조는 이를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대량 언론인 해직에 이은 최대의 언론 대학살”이라고 성토했다.
황우석 줄기세포·4대강편 등
제작한 PD수첩 대표 연출자 파업 과정에서 눈에 띄게 나서지도 않은 최 피디가 해고자 대열에 낀 것에 대해 그와 동료들은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최 피디는 “이번 인사위원회에서 위원들은 ‘해고 사유가 없다’는 나의 소명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김재철 사장이 해고자를 ‘콕’ 찍어 정해뒀기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 사장의 ‘폭주’는 청와대와의 교감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으면서 무리하게 언론인 해고를 강행하는 것은 (정권으로부터) 생존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최 피디가 노조위원장 출신인데다, 4대강 사업을 파헤치는 프로그램 때문에 밉보인 것도 고려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역시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성제 기자와 나를 해고한 것은 문화방송 노조를 완전히 파괴해 뿌리를 뽑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피디는 김 사장으로 인해 1987년 6월항쟁 이후 한국 사회가 성취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가 퇴행하고 있다며 안타까움도 털어놨다. “사장 퇴진 운동에 나선 사원들이 밉다고 하더라도 수십년 자신의 터전이었던 방송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망가뜨린 채 자기만 살겠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해고자가 더 늘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파업 참여자 가운데 대기발령자는 2차에 걸쳐 69명이다. 사쪽이 경력사원을 대대적으로 모집하는 것도 대량해고를 염두에 둔 포석이며 “정권에 순치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날 사쪽은 특보를 통해 경력사원 모집에 1000여명이 몰렸다고 전하며 “개혁과 혁신”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144일 파업동력 김사장 덕분
우리의 승리가 머지 않았다” 최 피디는 144일째 파업을 하고도 770여명의 조합원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은 사쪽 덕분이라며 역설적으로 김 사장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조합원들이 지칠 때쯤이면 김 사장의 새로운 비리 의혹이 불거지고 징계가 잇따라 자극이 됐다는 말이다.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 그는 “김 사장이 나가지 않으면 파업은 해결될 수 없다”며 “사익 추구를 위해 각종 비리를 저지른 채 공영방송을 완전히 망가뜨린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들의 분노가 서서히 끓어오르는데, 이런 여론을 정부·여당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고, 우리의 승리가 머지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피디는 “과거 문화방송 사장들은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며 ‘어느 정권에서나 낙하산 사장은 있다’는 식의 인식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 문제를 파헤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 정책으로 내세운 생명공학 육성책에 타격이 가고 정권과 불화했을 때도 문화방송 사장은 프로그램을 불방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350여곳이 참여한 ‘공정언론 공동행동’은 21일부터 서울 보신각 앞에서 ‘낙하산 김재철 사장 퇴출’ 범국민 서명운동과 ‘시민 무한도전’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날 민주통합당 언론특위와 민주언론시민연합·언론개혁시민연대·피디연합회 등 언론단체들은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화보] 김연아 “단발머리 잘 어울리나요?”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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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한 PD수첩 대표 연출자 파업 과정에서 눈에 띄게 나서지도 않은 최 피디가 해고자 대열에 낀 것에 대해 그와 동료들은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최 피디는 “이번 인사위원회에서 위원들은 ‘해고 사유가 없다’는 나의 소명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김재철 사장이 해고자를 ‘콕’ 찍어 정해뒀기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 사장의 ‘폭주’는 청와대와의 교감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으면서 무리하게 언론인 해고를 강행하는 것은 (정권으로부터) 생존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최 피디가 노조위원장 출신인데다, 4대강 사업을 파헤치는 프로그램 때문에 밉보인 것도 고려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역시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성제 기자와 나를 해고한 것은 문화방송 노조를 완전히 파괴해 뿌리를 뽑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피디는 김 사장으로 인해 1987년 6월항쟁 이후 한국 사회가 성취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가 퇴행하고 있다며 안타까움도 털어놨다. “사장 퇴진 운동에 나선 사원들이 밉다고 하더라도 수십년 자신의 터전이었던 방송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망가뜨린 채 자기만 살겠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해고자가 더 늘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파업 참여자 가운데 대기발령자는 2차에 걸쳐 69명이다. 사쪽이 경력사원을 대대적으로 모집하는 것도 대량해고를 염두에 둔 포석이며 “정권에 순치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날 사쪽은 특보를 통해 경력사원 모집에 1000여명이 몰렸다고 전하며 “개혁과 혁신”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144일 파업동력 김사장 덕분
우리의 승리가 머지 않았다” 최 피디는 144일째 파업을 하고도 770여명의 조합원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은 사쪽 덕분이라며 역설적으로 김 사장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조합원들이 지칠 때쯤이면 김 사장의 새로운 비리 의혹이 불거지고 징계가 잇따라 자극이 됐다는 말이다.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 그는 “김 사장이 나가지 않으면 파업은 해결될 수 없다”며 “사익 추구를 위해 각종 비리를 저지른 채 공영방송을 완전히 망가뜨린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들의 분노가 서서히 끓어오르는데, 이런 여론을 정부·여당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고, 우리의 승리가 머지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피디는 “과거 문화방송 사장들은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며 ‘어느 정권에서나 낙하산 사장은 있다’는 식의 인식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 문제를 파헤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 정책으로 내세운 생명공학 육성책에 타격이 가고 정권과 불화했을 때도 문화방송 사장은 프로그램을 불방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350여곳이 참여한 ‘공정언론 공동행동’은 21일부터 서울 보신각 앞에서 ‘낙하산 김재철 사장 퇴출’ 범국민 서명운동과 ‘시민 무한도전’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날 민주통합당 언론특위와 민주언론시민연합·언론개혁시민연대·피디연합회 등 언론단체들은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화보] 김연아 “단발머리 잘 어울리나요?”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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