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기자 목포서 목에 밧줄 동여맨 모습으로 방송
“몸통에 밧줄 두르면 화면에 안나와서?” 조롱당해
“몸통에 밧줄 두르면 화면에 안나와서?” 조롱당해
방송기자들의 태풍 현장 보도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태풍 볼라벤이 전국을 휩쓴 28일 한 종합편성채널의 취재 기자가 방송에서 밧줄로 자신의 목을 묶는 등 일부 방송 기자들이 과장된 보도를 이어가자 누리꾼들은 “자해방송”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이티비시(jtbc)의 곽재민 기자는 이날 오전 뉴스 기상특보에서 강풍과 폭우가 몰아치는 전남 목포 국제여객터미널에 나가 “보시는 것처럼 이곳 목포에는 엄청난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이렇게 로프(밧줄)에 몸을 묶어야만 간신히 서 있을 수 있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우비 차림의 곽 기자는 자신의 목에 밧줄을 동여맨 모습으로 영상에 등장했다. 이를 두고 중앙일보와 스포츠조선 등은 온라인상에서 ‘눈물나는 기자정신’, ‘기자의 투혼’이라고 묘사했지만 누리꾼 대부분은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오행운 문화방송 피디는 자신의 트위터(@luckypd)에 “재난보도를 충실하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또 위험을 무릅쓰며 현장을 전달하려는 노력도 평가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태풍은 우리 방송사가 더 위험하게 보여드립니다’식이 되는 것은 곤란하다. 이번 태풍 보도는 지나치게 경쟁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남겼다. 트위터 아이디 act****는 “목에 밧줄 걸고 태풍 보도한 종편 기자는 ‘바람 앞에 등불’같은 회사와 자신의 처지를 행위예술로 표현한거라고 봄”이라고 풍자했다. skt****는 “(목에 밧줄을 감은 건) 몸통 허리에 밧줄을 두르면 화면에 짤리기 때문일 것”이라며 “자신의 안전보다 밧줄을 보여주는 것이 가치가 더 있다고 생각해서인가?”라고 적었다.
방송 보도가 태풍 괴담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이디 photo_*****는 “국민들을 불안으로 몰아넣은 게 목에 밧줄 묶고 XX한 방송사가 제일 크지, 불안의 원인을 에스엔에스 괴담 때문이라고 몰고 가는건 뭐냐?”고 비판했다. r689c****도 “방송국들이 열심히 펌프질해서 (볼라벤을) 특대형 초싸이버 태풍으로 만들어 이틀 내내 한국 초토화된다고 겁주고 종편 JTBC 기자는 밧줄에 묶고 잘못하면 다 죽어요, 하고 방송했지”라고 꼬집었다.
“연출이 아마추어, 그러니 종편 드라마가 시청율이 저조하죠”(corea****), “오죽하면 모가지에 밧줄 걸고 시위하겠냐마는 종편 안봐”(gc****), “별짓을 다 하는군”(SanJ****), “선정적 그림 만들기”(th****), “밧줄 목에 건 태풍 리포팅이라…. 박대기 코스프레 하다가 실패한 걸로?”(uf****) 등의 의견도 이어졌다.
선정적인 방송 보도에 정색하고 일침을 놓는 의견도 있었다. 영화감독 이송희일은 자신의 트위터(@leesongheeil)에서 “시청율을 위해 목에 밧줄을 감는 기자라니. 태풍이 걱정되거든 방재 시스템을 보도하라”고 꼬집었다. 트위터 아이디 BackSue****도 “태풍 부는데 밧줄로 묶고 비 맞으며 방송하면 기자정신이냐”며 “비바람보다 더 고된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피눈물 흘리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는 무시하는 것들이”라고 냉소했다. gepan*****는 “온나라 언론 방송이 전쟁난 것처럼 각 지역, 해안가 섬, 바다에 기자들을 특파하여 예년의 반도 안 되는 위력을 가진 태풍을 과장 보도로 난리친다”며 “그 정성만큼 4대강 보들 곳곳에 기자들 배치해서 집중보도 하시지”라고 혀를 찼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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