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YTN 사장, 국감 앞두고 도피성 출장 ‘의혹’

김재철 엠비시사장이 18일 서울 마포 롯데시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도 자신과 관련된 보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김경호기자

김재철 MBC 사장·배석규 YTN 사장 5,6일 베트남·프랑스 출국

국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된 방송사 사장들이 국회 출석을 앞두고 잇따라 해외출장을 떠나 도피성 출장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은 5일 닷새 일정으로 자회사 ‘MBC 나눔’이 베트남과의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해외 출장을 떠났다. 김 사장은 국회에 8일 출석 예정이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환경노동위원회) 의원과 배재정(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은 지난 5일 성명을 내어 “김재철 사장의 베트남 출장은 애초 10월2일부터 5일까지였는데 국회가 지난달 26일 김재철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자 돌연 오늘부터 10일까지로 연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김 사장이 이번에 참석하는 베트남에서의 본 행사는 오는 11월1일 열려, “김재철 사장은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을 한달 전 격려 방문하는 촌극을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환노위 여야 의원들은 9일 김 사장에 대해 만장일치로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했다. 김 사장은 오는 22일 오후 2시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동행명령은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증인에 대해 지정한 장소까지 동행할 것을 명령하는 제도다. 출석을 거부할 경우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오는 19일부터 일본 출장을 이미 계획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국정감사 출석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문화방송은 정치권의 움직임에 예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화방송 관계자는 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 사장의 출장 일정과 관련해 어떤 설명도 할 수 없는 시기”라며 취재를 거부했다.

배석규 와이티엔(YTN) 사장도 국감 증인 출석을 앞두고 돌연 해외 출장을 떠났다. 와이티엔 노조의 설명을 종합하면, 배 사장은 오는 9일로 예정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사흘 앞둔 지난 6일 프랑스로 출국했다. 사쪽은 이틀 뒤인 8일이 되어서야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8일 성명을 내어 “배석규 사장은 재임 중 보도국장 직선제 폐지, 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지국 발령, 해직사태 의도적 장기 방치, 박원순 시장 등 YTN판 블랙리스트 논란, 돌발영상 무력화, 공금 횡령의혹 등의 과오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YTN 사찰이라는 범죄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라며 “배석규씨는 이번 국정감사장에서 국민이 보는 앞에서 진상을 규명하고 국민앞에 사죄해야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뻔뻔스럽게 해외도피라는 파렴치한 길을 택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배석규 사장은 중앙대가 주는 언론문화상 수상자 중 한명으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10일 오후 5시 중앙대에서 열린다. 중앙대 쪽은 “배 사장이 해외 출장중이라 시상식에 대리인을 보낸다고 9일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허재현 기자[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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