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두 차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문화방송 대주주) 이사회와 지난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이 11일 방문진 임시이사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노조의 음해”와 “사생활 침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방문진 이사들은 한목소리로 김 사장의 연이은 이사회 불참을 성토했다. 방문진의 최강욱 이사는 회의 뒤 브리핑에서 “김 사장은 ‘해임안이 제출된 상황에서 (이사들) 얼굴을 뵙는 것이 죄송해 지방 출장을 갔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김용철 이사는 “일단 나와야 (책임 규명 등이) 성립되는 말 아니겠냐”고 김 사장을 몰아붙였고, 최 이사는 “성실한 출석을 요구했는데 불출석하고, 진주 간다는 사람이 동대구 모텔촌에서 발견되는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 사장은 “진주 갈 때마다 대구까지 케이티엑스(KTX) 타는 것이 내 스타일”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최 이사는 다시 “매사 의혹이 있을 때마다 무조건 사장 스타일이냐”며 “호텔 자주 가는 것도 스타일, 일요일에 법인카드 쓰는 것도 스타일이니, 뭐가 이렇게 특이하냐”고 지적했다고 했다.
김 사장은 사쪽이 노동조합 집행부 등을 상대로 19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한 이사들의 추궁에 “소송은 회사에 피해가 크기 때문에 대화로 (해결)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인카드 유용과 무용가 정아무개씨와의 관계 등 노조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최 이사는 전했다. 김 사장은 무용가 정아무개씨와 일본 오사카에서 한 호텔에 묵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지난해 추석 때 개인적으로 간 것이고, 철원 북부의 궁예도성 관련해 협력하는 것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서 공적 업무를 한 것이고, 사전에 (호텔) 예약한 것이 남아 있어 사용했을 뿐”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사장이 문화방송 사태의 중심에 있는데, 모든 것이 당신 뜻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지적에 “노조가 불법파업을 하고, 카드 내역을 유출하고, 의혹을 부풀리고, 사생활을 침해했기 때문”이라며 노조에 화살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혹은 내가 책임질 것이고, 역대 사장이 노조에 맞서 원칙을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느냐”며 “나는 앞으로 (노조에) 밀리지 않고 회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방문진은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정기이사회를 국정감사 기간과 겹치는 점을 고려해 25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최 이사는 “25일에 이미 제출된 김 사장 해임안 의결 문제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그러나 정식 안건으로 오른 것도 아니라 해임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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