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티엔(YTN)과 연합뉴스 노조가 잇따라 정치평론가 고성국씨의 방송출연이 부적절하다고 제동을 걸고 나서 주목된다. 고성국씨는 최근 친박근혜 성향의 행보와 발언으로 중립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은 11일 대선 보도 감시 활동의 일환으로 매주 회사쪽과 만나 협의하는 ‘주간 대선보도 점검회의’에서 “고성국씨가 진행하는 연합뉴스 보도채널 ‘뉴스와이’ 프로그램 ‘담담타타’의 편향성이 우려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자리에는 연합뉴스 부국장들도 참석해 노조의 주장을 들었다. 일부 부국장들은 “고성국씨가 특정 정당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은 맞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노조는 고성국씨의 출연을 반대하고 있다. 강훈상 노조 사무국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치 평론가가 색깔을 가질 수 있고, 그런 평론가가 방송에 출연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단순 출연이 아닌 프로그램 진행자로서는 부적절하다. 고성국씨의 출연 자체가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사무국장은 “여당 성향이든 야당 성향이든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물이 정치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와이는 연합뉴스와 다른 별도 법인이지만, 연합뉴스가 파견한 직원들이 상당수 근무하고 있고 대표이사 역시 연합뉴스와 같다.
고성국씨는 지난 5월 박근혜 팬클럽 ‘박사모’ 충북본부 초청 특강에서 박근혜 후보의 대선승리를 희망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박사모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고씨는 “1년 내내 200만표 차이의 여유 있는 승리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후보가 해야 ‘당선 뒤에도 따로 어떻게 팀을 꾸릴 수 있다’(고 구상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며 “‘이번에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도 30만표, 50만표 차이로 간신히 이기지 말고 200만표 차이로 처음부터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작년부터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참석한 박사모 회원들은 박수를 쳤다.
이어 고씨는 “박근혜한테, 이기는 것은 확실하니 당선된 다음 국가경영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따로 준비하는 팀을 꾸리라고 제안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총선 뒤 지금처럼 친박끼리 자리 나눠먹기 하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이런 제안을 하겠냐”고 쓴소리를 했다.
이와 관련해 와이티엔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4일 성명을 내어 “지난 달 26일 열린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 노조 공추위는 사쪽에 현재 와이티엔에 고정 출연중인 고성국씨의 출연을 정지시키거나 최소한 주의 조처라도 취할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씨는 박근혜 후보의 지지세력인 ‘박사모’를 대상으로 박근혜 후보 쪽 편에 서서 강연을 하고 감사패까지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런 인물이 보도전문 채널에 고정 출연하며 대선과 관련한 평론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고성국씨는 11일 서울시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워크숍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고씨는 “박 후보를 빼놓고 모두가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대선을 치러도 이길까 말까 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상황으로는 누가 이기더라도 50만 표차로 승부가 나는 박빙·혼전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여론조사를 보면 부동층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앞으로 풀뿌리를 찾아 ‘한 표 결판’이라는 생각으로 12월18일까지 쫓아다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고씨는 지난달 28일 와이티엔 생방송에 출연해 추석민심을 분석하면서 안철수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웃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성국씨는 “편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고씨는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평론은 사실만 전하는 게 아니라 보도 내용을 자기 나름대로 주관을 갖고 논쟁하는 것”이라며 “20년 평론가 생활하면서 갖고 있는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론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은 토론하면서 해소해야지, 편향적이니까 퇴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사상의 다양성을 억압하는 반민주적인 행동이다. 대체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가 20~30년 동안 싸운 게 뭐냐”고 주장했다.
고씨는 또 새누리당 초청 강연회 참석에 대한 논란에 대해 “정당이 쇄신방법,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을 얘기해달라고 부탁하면 안가야 되냐”고 반문하며 “새누리당 강연회 참석을 두고 편향적이라고 주장하는 게 더 편향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새누리당 행사 뿐 아니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이 불러도 다 간다. 찾아보면 다 나올 것이다”고 해명했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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