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인기검색어로 인해 아무 관련도 없는 한 방송인이 불륜 내연녀로 지목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방송인이 자신의 트위터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네이버 인기 검색어에는 여전히 이 방송인의 이름이 인기 검색어로 올라와 있어 네이버의 인기 검색어 정책에 대해 다시 한번 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1일 오전부터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야구선수 손영민과 방송인 김엔젤라가 나란히 상위권에 노출됐다. 영문도 모르는 누리꾼들은 ‘자동반사적’으로 클릭을 했고, “손영민 선수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김엔젤라의 해명이 담긴 기사를 보고 허탈해했다.
사건은 최근 이혼 소송 중인 한 프로야구 선수 손영민 부부의 쌍방 폭로전에서 비롯했다. 손 선수의 전 부인이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다”며 자신의 미니홈피에 폭로했고, 이에 손 선수가 “불륜이 아니며, 아내가 사치를 일삼는 등 성실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했다”며 맞폭로를 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진흙탕 싸움이다”며 양쪽을 비난했었고, 사건은 일단락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며칠전부터 뜬금없이 ‘손영민 동영상’ 루머가 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손 선수의 내연녀로 지목된 여성의 이름을 영어로 번역한 영문 이름을 가진 김엔젤라가 지목된 것이다. 손 선수의 전 부인이 폭로한 손 선수의 ‘카톡’ 화면에 “김천사”라고 표현한 한 여인과 주고 받은 내용이 있기 때문이었다. ‘천사’를 ‘엔젤라’로 번역해 같은 사람이라고 추측한 것이다.
손영민과 김엔젤라가 포털의 인기검색어와 연관검색으로 노출이 되자, 김엔젤라는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저놈의 연관 검색어 전 손영민 선수가 누군지도 모르고, 또 그의 내연녀도 아닙니다! 왕짜증 즈질!”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번만이 아니라, 네이버의 검색어 정책은 그동안 계속해서 비난을 받아왔다. “불개입”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지만 선정의 확실한 기준을 밝히지 않아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안철수 룸살롱’, ‘박근혜 콘돔’ 검색어 사례에서 보듯 권력자들에 대해선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약자들 앞에선 “불개입”을 외치고 권력 앞에선 ‘알아서 기는’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지난 7월에도 ‘정우택 성상납’ 검색어가 네이버에서 갑자기 사라져 여러 미디어 비평 매체에서 네이버 인기검색어 운영기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장은 “인터넷의 특성이 만드는 낙인효과 때문에 사실인 경우에도 ‘잊혀질 권리’를 상실하는 가중처벌을 받는 상황에, 사실도 아닌 소문이 인기 검색어로 오르는 현상은 분명한 문제”라며 “네이버가 확실한 인기 검색어의 기준을 시민사회에 공개해 모두다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엔에치엔(NHN) 관계자는 “검색어 서비스에 대한 외부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자동완성어, 연관검색어에 대한 운영 기준 및 제외 검색어 현황을 인터넷정책자율기구(KISO)에 이미 제출한 상황”이라며 “외부 압력에 의한 검색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KISO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5개 포털을 회원사로 둔 자율규제기구로, 현재 NHN의 김상헌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등록돼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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