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코리아’ 보도하면서
인터뷰 대상자 이름 대신
‘환자’ ‘대학생’ 등 자막처리
인터뷰 대상자 이름 대신
‘환자’ ‘대학생’ 등 자막처리
밤 9시에서 8시로 방송시각을 바꾼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가 8시 방송 첫날 범상치 않은 자막으로 시청자와 누리꾼들을 놀라게 했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5일 방송에서 “소통이 화두인 시대에 대선을 앞두고 시민들의 의견을 가감없이 들어보겠다”며 ‘경청코리아’라는 꼭지를 보도했다.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나 대선후보들에게 바라는 점을 들어보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이날 시민들 인터뷰 영상엔 인터뷰 대상자들의 이름 대신 ‘회사원’ ‘제조업 종사자’ ‘대학생’으로 자막이 달렸다. 언론의 시민들 인터뷰엔 실명이 나오고 직업이나 소속을 덧붙이거나 실명이 곤란한 경우에는 이름의 일부분을 가리는 게 일반적이다. 뉴스데스크는 영상 초반에 직업을 자막으로 처리하더니 중반엔 인터뷰한 사람을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자막을 달아 내보냈다. 이어 병원 환자를 인터뷰하면서는 ‘환자’라는 자막을 달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가수 윤하씨와 김태원씨는 ‘윤하(가수)’ ‘김태원(가수)’라고 이름은 물론 직업도 명기해, 일관된 자막 처리 기준도 없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실소와 비난을 쏟아냈다. 트위터 아이디 mind****는 “8시로 옮긴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물론 뉴스자막 처리도 공중파라기보다는 초중고 학내방송 수준, 비판세력을 내쫓고 권력의 허수아비가 된 김재철 체제의 참담한 자화상”이라고 비판했다. zz2***은 “미국 대선 승리 보도할 때 오바마에겐 ‘흑인’ 롬니에게는 ‘백인’이라고 달린다에 500원 걸어본다”고 비꼬았고, “자막이 담백하다”(rabbitp****) “막장 공영방송”(jgkim*****) “청년백수를 인터뷰하지 않아 다행”(maxzi****)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미디어오늘>도 6일 8시 뉴스데스크 첫날 방송을 비평하면서 “서둘러 제작한 흔적이 역력했다”며 ‘경청코리아’의 어색한 자막처리를 지적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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