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이건희 일가 분리가 기업 살리는 길
시장경제 수호위해 철저한 검찰 수사 필요
시장경제 수호위해 철저한 검찰 수사 필요
“엑스파일 사건이 제2의 6월항쟁의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
지난 10일 한국언론회관에서 새언론포럼이 연 엑스파일 관련 토론회에서 최용익 문화방송 논설위원은 이번 사건을 “정·경·언·검으로 이뤄진 기득권층의 검은 커넥션을 깨고, 1987년 6월 항쟁에 이어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등사회로 가는 일대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자인 최 논설위원은 또 이 사건의 이름과 성격에 대해 “엑스파일 사건은 이제 ‘이건희게이트’라고 불러야 한다. 한국 최고 기업의 총수가 정치권·언론·검찰을 배후에서 조종해 정권을 획득하려 했던 ‘쿠데타 음모’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은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사건을 ‘삼성게이트’라고 명명했는데, 이 사건은 이건희씨와 그 가신들 외의 일반 삼성 직원과는 관계없다”며 “이런 보도가 결과적으로 삼성의 국제적 위상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를 분리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은 이와 함께 이 사건의 언론보도에 대해 “<오마이뉴스>가 지난 7월21일~8월4일 주요 경제지의 엑스파일 사건 기사를 분석한 결과, 삼성의 ‘기아차 인수 음모’를 보도한 곳은 한 곳이었고, 참여연대의 ‘삼성 인맥 분석 보고서’를 실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며 “보도의 내용과 방향은 최대 광고주인 삼성과 이건희씨의 이익에 맞춰져 있다”고 편향성을 비판했다.
토론자로 나선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번 사건에서 보듯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의 성과는 정상적 기업활동만이 아니라, 기아차를 인수하기 위해 돈으로 정치권의 힘을 동원하는 등 불법행위를 통해 이뤄졌다”며 “삼성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면 반드시 이건희 일가와 분리해 우리 사회와 기업을 모두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은 “이건희·홍석현씨의 엄연한 범법 행위가 드러났는데도 두 사람에 대한 구속수사가 과격한 담론처럼 보이는 역설적 언론 상황”이라며 “앞으로 언론사 지배 구조를 개혁하고 재벌의 정치개입을 막는 운동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성태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상지대 교수)은 “어렵게 확립한 한국의 민주주의가 과거의 무력 집단 대신 돈을 축적한 집단에 의해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삼성의 대한민국 장악 계획을 막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지키기 위해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오수호 인턴기자 ch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