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구(53·왼쪽 사진) 앵커와 오상진(33·오른쪽) 아나운서
작년 파업 참여 뒤 방송출연 못한
최일구 앵커·오상진 아나운서 사표
최일구 앵커·오상진 아나운서 사표
<문화방송>(MBC)에서 익숙하게 보던 얼굴들이 사라지고 있다. 주말 <뉴스데스크> 진행으로 인기를 끌었던 최일구(53) 앵커와 차세대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로 떠올랐던 오상진(33) 아나운서가 최근 연이어 사표를 냈다.
최 앵커는 보도국 사회부·경제부·정치부 기자를 거쳐 2003년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로 발탁됐다. 그는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에서 ‘최일구 어록’이 돌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있던 문화방송의 간판 앵커였다. 날카로운 풍자 속의 코믹한 언어 감각이 그의 특기였다. 최 앵커는 2011년 9월에는 군 입대를 발표한 가수 비(정지훈)의 인터뷰가 나간 뒤 ‘군대에 가게 될 비’를 “엘에이갈비가 아닌 군대갈비”라고 표현해 화제가 됐다.
오 아나운서는 2006년 공채 24기 아나운서로 문화방송에 입사해 서글서글한 표정과 깔끔한 진행으로 김성주 전 문화방송 아나운서의 뒤를 잇는 ‘아나테이너’의 대표주자로 활약해왔다. 정보 제공 성격이 강한 예능 프로그램인 <불만제로>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 등과 <뉴스 투데이>, 라디오 <굿모닝 에프엠(FM) 오상진입니다> 등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사표를 제출하면서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방송가에서는 파업이 끝난 뒤에도 현업 복귀가 안 되거나 프로그램을 맡지 못한 상황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 앵커는 지난해 초 문화방송 파업 당시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에 참가했다. 해고된 동료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도 하고, 파업의 명분을 알리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오 아나운서 역시 파업 당시 트위터에 “(파업하기는) 정말 싫지만 도리가 없으면 해야 하는 것”이라는 등의 글을 남기며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최 앵커는 파업이 끝난 지난해 7월 이후 교육명령을 받아 회사 밖을 떠돌았다. 3개월 간의 교육 기간은 지난달 끝났지만 사쪽의 추가 교육명령으로 교육 기간이 4월까지 연장된 상태였다. 오 아나운서 역시 지난해 12월 드라마 <메이퀸> 종방연을 진행한 이후로 화면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오 아나운서의 사표 제출 소식에 문화방송 아나운서국장을 지낸 성경환 <교통방송>(TBS) 대표는 23일 “사랑하는 후배 오상진이 회사에 사표를 냈다고 한다”, “힘든 세월 버텨내는 후배가 어디 오상진뿐이랴”라고 트위터에 썼다.
문화방송 안에서는 간판급 앵커·아나운서의 줄사표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했던 구성원들 중 다수가 교육명령이나 기존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서 배치로 현업 복귀를 못 했거나, 업무에 복귀했더라도 프로그램을 못 맡는 경우가 많다. 문지애·박경추 등 유명 아나운서들도 영업사원 발령이나 교육명령 등을 받았거나, 방송에서 얼굴을 보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문화방송 노조 관계자는 “문화방송의 얼굴들이 연속해서 나가 굉장히 안타깝다. 여전히 방송 출연을 하지 못하는 아나운서들이 많은데, 노조 차원에서도 이유가 뭔지 사쪽에 묻고 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아나운서국 고위 관계자는 “오 아나운서는 회사에 대한 불만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다. 방송 출연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아나운서들 역시 조직의 인력 운영 방안에 따라 출연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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