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하자 ‘격동의 세월’ 편성?
다큐·교양 프로 폐지하거나 통폐합 추진
다큐·교양 프로 폐지하거나 통폐합 추진
‘격동의 세월’ 현대사 주요 사건 다뤄
박정희 시대 미화 의도 의구심
피디협회 “원점에서 재검토” 요구 역사스페셜·즐거운 책읽기 등 위기
“공영방송 공공성 후퇴” 우려 목소리 <한국방송>(KBS)이 4월 봄 개편을 앞두고 현대사 프로그램 <격동의 세월>(가제) 신설 등을 둘러싸고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방송 피디협회는 이 프로그램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2일 한국방송 노·사와 피디협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방송 사쪽은 봄 개편 때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다루는 <격동의 세월>을 신설할 계획이다. <격동의 세월>은 한국전쟁 이후의 굵직한 사건·사고를 다룰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방송 새노조와 피디협회는 이 프로그램이 박근혜 정부 출범과 맞물려 ‘박정희 시대’를 미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민감한 현대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이 아니라 외주제작으로 만들고 사내 의견 수렴 없이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또 현대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박정희 정권 18년을 빠트릴 수 없기 때문에 정권 편향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방송에서 역사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피디 58명이 8일 반대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11일에는 피디협회가 총회를 열어 <격동의 세월> 신설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역사 프로그램 제작 피디들은 성명에서 “외주제작사에 고도의 균형감과 엄중한 역사의식을 필요로 하는 중요한 프로그램을 떠맡기겠다는 것이냐.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런 방송이 나가면 정권에 아부하는 방송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디협회도 총회를 통해 “<격동의 세월>은 역사 프로그램으로서 정당한 제작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졸속적, 폭력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피디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작 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사쪽은 “<격동의 세월>은 외주제작국 봄 개편 기획안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안이다. 현대사의 사건들을 짚어보자는 맥락으로, 정권 홍보를 목적으로 편성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봄 개편 때 다큐멘터리·교양 프로그램 폐지와 통폐합도 계획 중이어서 공공성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방송은 ‘3대 스페셜’로 불리는 다큐 프로그램 <역사스페셜>·<환경 스페셜>·<과학 스페셜>을 통폐합하고 <클래식 오디세이>, <티브이 미술관>, <즐거운 책읽기> 등 교양 프로그램도 폐지 및 통폐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출판인회의는 12일 <즐거운 책읽기>의 폐지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내고 “시청률에 몰입되어 문화프로그램을 재단해서는 안된다”며 “문화융성이라는 새 정부의 구호가 무색해질 수도 있는 방송편성을 공영방송 한국방송이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뉴스라인>의 방송 시간대를 밤 11시에서 11시30분으로 옮기고 시간도 40분에서 30분으로 줄이는 방안과 <특파원 리포트> 폐지가 논의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남철우 새노조 홍보국장은 “전반적으로 다큐·교양 프로그램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공영방송이 되레 공공성을 해치는 쪽으로 개편을 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쪽은 “24시간 방송체제 체제 전환과 맞물려 뉴스라인 시간을 이동해 심야 시간대 뉴스 공백을 줄이고, 12시에 <월드뉴스>를 신설해 보도 기능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다큐 통합은 프로그램 숫자는 줄이고 인력·예산은 더 투입해 한국방송 다큐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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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공공성 후퇴” 우려 목소리 <한국방송>(KBS)이 4월 봄 개편을 앞두고 현대사 프로그램 <격동의 세월>(가제) 신설 등을 둘러싸고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방송 피디협회는 이 프로그램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2일 한국방송 노·사와 피디협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방송 사쪽은 봄 개편 때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다루는 <격동의 세월>을 신설할 계획이다. <격동의 세월>은 한국전쟁 이후의 굵직한 사건·사고를 다룰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방송 새노조와 피디협회는 이 프로그램이 박근혜 정부 출범과 맞물려 ‘박정희 시대’를 미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민감한 현대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이 아니라 외주제작으로 만들고 사내 의견 수렴 없이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또 현대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박정희 정권 18년을 빠트릴 수 없기 때문에 정권 편향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방송에서 역사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피디 58명이 8일 반대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11일에는 피디협회가 총회를 열어 <격동의 세월> 신설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역사 프로그램 제작 피디들은 성명에서 “외주제작사에 고도의 균형감과 엄중한 역사의식을 필요로 하는 중요한 프로그램을 떠맡기겠다는 것이냐.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런 방송이 나가면 정권에 아부하는 방송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디협회도 총회를 통해 “<격동의 세월>은 역사 프로그램으로서 정당한 제작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졸속적, 폭력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피디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작 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사쪽은 “<격동의 세월>은 외주제작국 봄 개편 기획안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안이다. 현대사의 사건들을 짚어보자는 맥락으로, 정권 홍보를 목적으로 편성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봄 개편 때 다큐멘터리·교양 프로그램 폐지와 통폐합도 계획 중이어서 공공성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방송은 ‘3대 스페셜’로 불리는 다큐 프로그램 <역사스페셜>·<환경 스페셜>·<과학 스페셜>을 통폐합하고 <클래식 오디세이>, <티브이 미술관>, <즐거운 책읽기> 등 교양 프로그램도 폐지 및 통폐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출판인회의는 12일 <즐거운 책읽기>의 폐지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내고 “시청률에 몰입되어 문화프로그램을 재단해서는 안된다”며 “문화융성이라는 새 정부의 구호가 무색해질 수도 있는 방송편성을 공영방송 한국방송이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뉴스라인>의 방송 시간대를 밤 11시에서 11시30분으로 옮기고 시간도 40분에서 30분으로 줄이는 방안과 <특파원 리포트> 폐지가 논의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남철우 새노조 홍보국장은 “전반적으로 다큐·교양 프로그램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공영방송이 되레 공공성을 해치는 쪽으로 개편을 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쪽은 “24시간 방송체제 체제 전환과 맞물려 뉴스라인 시간을 이동해 심야 시간대 뉴스 공백을 줄이고, 12시에 <월드뉴스>를 신설해 보도 기능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다큐 통합은 프로그램 숫자는 줄이고 인력·예산은 더 투입해 한국방송 다큐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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