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육아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여성들의 현실을 그린 <지식채널e>의 ‘죄송합니다’ 편(2012년 11월 방영).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여성의 상황을 묘사하며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자막을 띄웠다. 교육방송 누리집 갈무리
압축적 메시지 담은 5분 영상
짧지만 긴 여운 꾸준히 인기
“지식 저널리즘 구현” 호평
짧지만 긴 여운 꾸준히 인기
“지식 저널리즘 구현” 호평
음악이 흐르는 감각적 영상 위에 내레이션 대신 글자가 펼쳐진다. 5분도 채 안 되지만 압축적 메시지는 긴 여운을 남긴다. 과학·사회 현상부터 삶의 현장 속 작은 이야기까지 포괄하는 다양한 소재와 주제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교육방송>(EBS)의 대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지식채널e>가 1000회를 맞았다. <지식채널e>는 30일 1000회를 맞아 그동안의 방송을 뒤돌아보고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2005년 9월 처음 방송된 <지식채널e>는 애초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소박한 의도로 기획됐다. 그러나 파격적 형식과 정제된 내용으로 주목받아 교육방송의 ‘대표 브랜드’가 됐고, 7년8개월 만에 1000회를 넘기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나 기업, 관공서, 시민단체 등에서 교육 자료로도 쓰이고, 방송 내용을 담아 펴낸 단행본은 누적 판매 부수 100만부를 돌파했다.
초창기에 <지식채널e>를 만든 한송희 피디는 프로그램이 성공한 것은 “교육 콘텐츠가 어때야 하는지 그 지향점을 뚜렷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식채널e>에 대해 ‘지식 저널리즘을 구현했다’, ‘사회적 발언대 구실을 했다’, ‘새로운 형식미를 만들었다’와 같은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식채널e>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교육방송이 지향해야 할 ‘교육 콘텐츠’의 전범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는 것이다.
한 피디는 “<지식채널e>는 정확한 정보 전달에 기반해 시청자들에게 화두를 던지는 구실을 해왔다”며 “이것이야말로 지식·기술·가치를 아우르는 교육의 본령”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지식채널e>는 교육방송의 성장과 함께 갈 것이며, 앞으로 만 회, 10만 회까지도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영상매체와 인쇄매체의 장점만을 살린 형식과 시청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접근도 <지식채널e>의 성과로 꼽았다.
<지식채널e>가 초창기보다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많은 관심을 받다 보니 ‘외풍’ 논란도 없지 않았다. 광우병 문제를 다룬 ‘17년 후’ 편이 지연 방송돼 ‘외압’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일이 대표적이다. 한 피디는 “‘정파성’을 내세워 프로그램을 재단하려는 시도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정한 가치관이나 입장을 두둔하지 않는데도,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통해 프로그램을 흔들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어왔다는 것이다. 그는 “<지식채널e>는 언론 자유가 가장 보장받았던 시기에 태어났는데, 그 뒤로 권력이 언론을 억압하는 시기를 맞아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다”며 “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가는 제작진이 고맙다”고 말했다.
<지식채널e> 제작진은 1000회를 기념해 1일부터 6월30일까지 ‘사용자제작콘텐츠’(UCC) 공모전을 연다. 시청자들이 환경, 평화, 인권, 나눔 등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을 주제로 삼아 5분 이내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응모하는 행사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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