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 지부 정상원 지부장이 18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진해운빌딩 신관 1층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정상원 한국일보 노조 비대위원장
“망가진 한국일보 보고 가슴아파
좋은 신문 잘 만들고픈 바람뿐”
“망가진 한국일보 보고 가슴아파
좋은 신문 잘 만들고픈 바람뿐”
장재구 회장 고발에서 사쪽의 ‘편집국 봉쇄’까지, ‘한국일보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되는 동안 정상원(사진) <한국일보> 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의 손에는 늘 취재수첩이 들려 있었다. 14년차 기자의 습관 때문인지 그는 앞에 나서서 발언하지 않을 때면 무언가를 끊임없이 적었다. 지난해 5월 ‘위원장’을 맡은 뒤로 취재수첩 15권을 썼다.
“사실 저도 하루빨리 현장으로 돌아가 취재하고 기사를 쓰고 싶어요. 하루아침에 펜을 빼앗긴 동료들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18일 서울 남대문로2가 한진빌딩에 있는 한국일보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정 위원장은 “기자들이 원하는 것은 ‘좋은 신문을 잘 만들자’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가장 자유롭고 공정한 보도를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장 회장이 경영권을 쥔 뒤로 신문을 만드는 여건은 더욱 열악해졌고, 경영 실적을 위해 지면까지 왜곡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박봉은 감수할 수 있어도 지면이 망가지는 것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정 위원장은 사쪽이 이틀째 대다수 기자들을 배제한 채 만든 신문을 보고 마음이 크게 아팠다고 했다. “정말 답답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사쪽은 이날도 <연합뉴스> 전재 기사만 22꼭지에 달하는 신문을 발행했다.
한국일보 기자들은 끝까지 ‘투쟁’을 자제하려 했다고 한다. 장 회장이 한국일보의 역사와 함께한 서울 중학동 사옥을 매각하는 조건이었던 우선매수청구권을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포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기자들은 2년 동안 회장 쪽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증자와 지분 매각 등 약속을 지키지 않은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고, 회사가 ‘편집국 봉쇄’라는 극단적 조처를 취해 결국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불의를 비판하는 것이 소명인 언론인으로서, 부도덕한 범죄행위를 묵과할 수 없었다. 장 회장에겐 오직 검찰의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가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비대위는 이날 오후 사쪽의 편집국 봉쇄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사쪽을 상대로 해 직장폐쇄를 풀라는 가처분신청을 했다. 또 이런 조처가 불법 직장폐쇄인지 고용노동부에 법률 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기자들은 이날 출입처의 다른 언론사 동료 기자들한테서 장 회장의 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기도 했다.
글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장재구 회장, 한국일보 제작에서 손 떼라 [한겨레캐스트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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