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진흥재단 ‘한국의 언론인 2013’
54.2%가 “공정하지 않다”
4년전 48%보다 높아져
54.2%가 “공정하지 않다”
4년전 48%보다 높아져
한국 기자들은 언론 전반에 대해 4년 전보다 나빠지거나 제자리걸음이라고 자평했다. 언론 보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한 기자들이 절반이 넘고, 언론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응답도 43.9%에 달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신문·방송·인터넷언론·뉴스통신 기자 152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두 달간 조사해 최근 발간한 <한국의 언론인 2013> 보고서를 보면, 언론 보도가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이 54.2%(‘대체로 불공정’ 47.7%, ‘매우 불공정’ 6.5%)인 반면 ‘공정하다’는 응답은 12%(‘대체로 공정’ 11.9%, ‘매우 공정’ 0.1%)에 그쳤다.
2009년 같은 조사에서는 ‘공정하다’가 13.2%, ‘공정하지 않다’가 48%였는데, 4년 새 언론이 불공정하다는 평가가 증가한 것이다. 2007년 조사에서는 공정-불공정이 엇비슷했다.
언론이 제 역할과 기능을 잘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는 43.9%(‘별로 잘 수행하지 못한다’ 41.1%, ‘전혀 수행하지 못한다’ 2.8%)였고 긍정적 평가는 15.2%(‘대체로 잘 수행한다’ 15.1%, ‘매우 잘 수행한다’ 0.1%)에 불과했다. 언론이 언론 활동을 수행함에 있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기자는 28.5%이고, ‘자유롭지 못하다’고 응답한 기자는 38%였다.
기자들은 자신들의 이념적 성향(‘가장 진보’ 0점, ‘중도’ 5점, ‘가장 보수’ 10점)에 대해 평균적으로 중도(5.54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속 언론사의 편집 방침이나 논조의 이념 성향은 7.04점을 매겨 다소 보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2009년(각각 4.58점, 5.64점)과 견줘 기자 자신의 이념은 0.96점, 소속 언론사의 이념은 1.40점씩 보수 방향으로 이동한 것인데, 기자 개인과 언론사 간 이념 차이는 4년 새 1.06점에서 1.50점으로 더 벌어졌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적 직업 만족도(매우 불만족 0점, 매우 만족 10점)는 6.97점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신문사 기자의 직업 만족도가 7.57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지상파 3사 기자들의 직업 만족도가 6.74점으로 4년 전(7.11점)보다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지상파 방송 기자들은 연봉과 복지 수준이 다른 매체들보다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이명박 정부 이후 ‘낙하산 사장’과 불공정 보도 등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설문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3%포인트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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