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면접에서 질문
<한국방송>이 최근 신입사원 선발의 최종면접에서 이념 편향적으로 보이는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낳고 있다. 야당 등은 ‘사상 검증’에 나선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7일 <한국방송>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국방송>은 지난달 128명의 신입·경력사원을 선발하는 최종면접에서 기자-피디(PD)직군 지원자들에게 ‘종북세력이 있다고 보는가’, ‘종북좌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건국일을 언제로 보나’, ‘애국가 4절을 불러보라’ 등의 질문을 던졌다. ‘종북’은 보수언론이 진보세력을 싸잡아 폄훼하려 쓰는 표현이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추앙하는 뉴라이트 등 보수진영은 정부수립일인 1948년 8월15일이 건국일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진욱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있어서는 안 될 사상검증 성격의 면접이다. 공영방송으로서 소속 구성원에게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한국방송>이 신입사원들의 사상을 검증하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방송> 새노조 관계자도 “일부 사상검증이 의심되는 질문이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 추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사 입사 준비자들의 인터넷 카페에는 “과연 소신대로 답할 수 있었을까, 질문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한국방송>은 해명자료를 내어 “‘종북좌파’ 관련 질문은 시사 현안 중 하나인 이념 갈등에 대해 예비언론인으로서 다양한 주장의 근거를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애국가 관련 질문도 돌발 질문에 대한 순발력을 보기 위한 것으로, 애국가의 일부 소절을 기억하지 못해도 당락이 갈리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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