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노조는 신임투표 추진
<한국방송>(KBS) 기자협회가 길환영 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제작거부에 들어가겠다고 결의하고, 노조에선 신임투표가 추진되는 등 길 사장에 대한 퇴진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김시곤 한국방송 전 보도국장이 길 사장의 일상적인 ‘보도 통제’를 폭로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12일 밤 세월호 참사 한 달을 맞아 총회를 열고 보도의 독립성 보장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기자협회는 △세월호 보도를 반성하는 보도를 제작 방송하고 △보도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며 △길 사장과 이날 선임된 백운기 보도국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로 결의했다. 기자협회는 특히,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 기자협회는 이를 위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날 결의는 193명이 투표에 참가해 182명(94%)가 찬성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12일 성명을 내어 “길환영 사장은 더이상 케이비에스 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새노조를 비상대책위원회 조직으로 전환하고 직종·구역별 총회를 열어 길환영 사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해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언론개혁시민연대·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0여개 언론 관련 단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길 사장의 퇴진은 케이비에스를 다시 공공성과 독립성을 갖춘 공영방송으로 되돌리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길 사장 문제 논의를 위한 상임위 회의 개최를 이날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관계자는 “길 사장의 보도통제 폭로는 사실과 다르다. 일일이 반박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길 사장은 이날 백운기 보도본부 시사제작국장을 보도국장으로 임명했다. 백 신임 보도국장은 1985년 공채 12기(기자직)로 입사해 정치부 차장,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 공보팀장을 지낸 김인규 전 한국방송 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새노조는 성명을 내어 “(길 사장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인물을 새 보도국장에 임명한 것은 뉴스 정상화를 염원하는 구성원들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정국 김효실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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