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사내 보도본부 팀·부장급 간부들 242명 사퇴와 국내 기자들에 이어 특파원들까지 제작 거부에 나선 가운데 길 사장이 사내방송 특별담화를 통해 거듭 사퇴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길 사장은 21일 <한국방송>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 담화에서 “정치적 선동으로 KBS를 또 다시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불법적인 시도가 있다면 그 어떠한 불법 행동에 대해서도 제 직을 걸고 그 누구보다 엄중하게 사규와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선동과 폭력에는 절대로 사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길 사장은 담화에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주장한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 직접 개입 △청와대 하명 보도 등 각종 논란에 대해 “김 전 국장의 과장, 왜곡된 일방적 주장을 진실인 양 받아들여 회사가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길 사장은 ‘보도 간섭’, ‘청와대 외압설’과 관련해 “(사장으로서) 총괄책임자의 입장에서 통상적인 업무범위 내에서, 때로는 시청자 입장에서 의견을 말했지만, 김 전 국장이 부담을 느낄 것이란 점을 헤아리지 못했다”, “대통령 관련 20분 이내 소화하라는 주장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로컬뉴스타임 때문에 지역에서 방송이 나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 1~2번 정도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백운기 전 보도국장의 청와대 낙하산설’에 대해서도 “삼청동에서 누구를 만났다고 하는 게 노조를 통해서 알려졌지만, 이는 백 국장 인사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것이다. 청와대 지시로 인사를 한 적은 단언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길 사장은 최근 한국방송 양대 노조와 기자협회의 파업 찬반 투표를 ‘명분없는 불법 파업’으로 규정했다. 그는 “불법 선동과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그 어떤 사장보다 엄중히 그 책임을 물어 kbs가 힘으로 밀어붙이고 정치세력에 휘말리는 구태적인 문화를 척결하고, 일하는 사람이 존경받고 존중받는 조직 문화를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기자는 어떻게 '쓰레기'가 됐나 [21의 생각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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