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길 사장의 해임여부는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하게 됐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5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어 야당 추천 이사 4인이 제출한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찬성 7표, 반대 4표로 통과시켰다. 표결 직전 길 사장이 이사회에 출석해 최후 진술을 했으나 일부 여당 추천 이사들이 찬성 쪽에 표를 던졌다. 한국방송 이사회(11명)는 과반인 6명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김시곤 한국방송 전 보도국장의 폭로로 ‘청와대 외압’의 당사자로 지목된 길 사장은 그동안 회사 안팎의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야당 추천 한국방송 이사 4명은 지난달 19일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제출했고, 지난주 한 차례 표결이 연기된 끝에 이날 해임제청안이 통과됐다.
이사회는 한국방송 사장의 추천권과 해임제청권만이 갖고있고, 실제 임명 및 해임은 대통령의 권한이다. 박 대통령이 길 사장의 해임제창안을 받아들일지, 공은 청와대로 넘어간 셈이다.
길 사장은 그동안 청와대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으나, 보직 부장 및 팀장들이 300여명 이상이 보직 사퇴를 하고 양대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등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3일 장영주 기획제작국 부장이 사내 게시판에 “길 사장이 <심야토론>의 아이템 및 출연자 선정에 개입하는 등 프로그램 제작에 개입해왔다”고 추가로 폭로하는 등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였다.
한국방송은 기자협회가 지난달 19일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한 상태에서 양대노조의 파업까지 가세하면서 메인뉴스 <뉴스 9>가 20분 단축 방송되는 파행을 겪어왔다.
이정국 김효실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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